“장애인도 당당히 능력발휘하고 사회 기여하는 존재”

입력 2024-09-04 03:43

“최고령자 금상 수상자라는 새 역사를 쓰겠습니다.”

충북 청주에서 3일 개막한 제41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한 최고령 참가자 박용삼(81)씨는 “언제까지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지 겁이 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박씨는 6·25 전쟁 당시 군용 트럭에 치여 한쪽 다리를 잃었다. 19세부터 양복점에서 재봉 일을 배웠다. 수십년간 갈고 닦은 기술로 그동안 장애인기능경기 지역 대회에서 메달 17개를 땄다.

이번 대회에는 박씨를 포함해 전국 17개 시·도를 대표하는 장애인 432명이 40개 직종에서 기량을 겨룬다. 청각장애가 있는 체카토 미셀(26)씨는 전산응용기계제도(CAD) 분야 메달에 도전한다.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장애인도 사회에 기여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컴퓨터조립 직종에 참가한 서혜국(41)씨는 중학교 3학년 때 희귀병을 앓아 지체·뇌병변 장애를 갖게 됐지만 부지런히 기술을 갈고닦았다. 서씨는 “장애인들도 당당히 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기여할 수 있는 존재”라며 “좋은 성과를 거둬 좋은 본보기가 되겠다”고 말했다. 제과·제빵 분야에 출전한 발달장애인 장현준(34)씨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대회는 1981년부터 개최됐다. 올회 대회는 6일까지 진행된다. 입상자에게는 정규 직종 기준 금상 1200만원 등의 상금과 함께 2년간 해당 직종 국가기술자격 기능사 필기·실기시험 면제 혜택을 준다. 2026년 열리는 국제대회 선발전 참가 자격도 주어진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