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당내 의료대란특위 간담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무리한 정부 정책 강행 때문에 대한민국 의료체계가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의료계 관계자들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부·여당의 인식 수준이 참 걱정된다”며 “코로나19 재유행에다 사건사고가 많은 추석이 다가오는데 현 상태가 방치될 경우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의·정 갈등과 관련해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거론하며 “전쟁하는 것도 아닌데 승부처럼 생각하는 관료까지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의료계 관계자들도 현장이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고 입을 모았다. 이성우 대한응급의학회 정책이사는 “응급의학과의 경우 전공의·수련의가 진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데 이 인력의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다”며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응급의료를 개선·발전시켜온 지난 30년의 노력이 4년 만에 물거품으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초기 사망 위기를 넘겨도 배후 치료가 적절히 이어져야만 장애 없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은 무너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소방계와 간담회를 갖고 ‘응급실 뺑뺑이’로 표현되는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하는 등 의료사태 관련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민주당 의료대란특위는 조만간 상급종합병원을 방문할 계획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야당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가능한 대안을 함께 점검하고 시행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을 비공개로 방문해 응급실 운영 상황을 확인하고 의료진을 격려했다. 조국혁신당은 기자회견을 열어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원내 각 정당과 시민사회,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의료 정상화 사회적 대타협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송경모 정현수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