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전날 1.6조 급증… 신용대출도 3개월 만에 반등

입력 2024-09-03 00:19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사상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주담대는 지난달 30일 하루 만에 1조6000억원가량 늘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3642억원으로 7월 말 715조7383억원보다 9조6259억원이 늘었다. 은행에서 확인할 수 있는 2016년 1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던 2020년 11월 9조4195억원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증가 폭도 기록을 경신했다. 8월 말 잔액은 568조6616억원으로 전월 말 559조7501억원보다 8조9915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도 102조6068억원에서 103조4562억원으로 8494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문턱이 높아지자 신용대출까지 3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달 말 대출 수요가 폭증했다. 지난달 29일과 31일의 대출 잔액을 비교해보면 30일 하루에만 가계대출이 1조3025억원, 주담대가 1조5881억원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 대출 수요가 월말에 몰리기는 하지만 이 정도 증가세는 이례적”이라며 “이달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집중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이날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서 대출 문턱은 한층 높아졌다.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과 2금융권 주담대에 0.75% 포인트, 은행권 수도권 주담대에 1.2% 포인트의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금융 당국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수도권의 경우 대출 한도가 기존보다 5500만원, 비수도권은 3500만원가량 줄어든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