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로 가는 첫발을 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앞두고 첫 소집 훈련을 진행했다. 홍 감독에겐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10년 만의 소집 훈련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운동장에 서 있는 게 10년 만이라 설렘도, 두려움도 있다”며 “10년 전엔 실패했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감독으로서 훨씬 성장한 것 같다”고 했다.
첫 경기를 치르기 전이지만 벌써 어깨가 무겁다.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논란으로 아직 여론이 싸늘하다. 이번 9월 A매치에선 승리는 물론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본전을 거둔다. 한국은 5일 팔레스타인과 홈에서 1차전을 치른 뒤 10일 오만으로 원정을 가 2차전을 소화한다. 객관적 전력상으로도 한국(FIFA 랭킹 23위)은 96위 팔레스타인, 76위 오만보다 한참 앞서 있다.
홍 감독의 눈 앞에 과제가 쌓여있다. 10년 만의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인 만큼 뚜렷한 축구 철학을 보여줘야 한다. 별다른 전술 색채 없이 선수 개인의 기량에만 기댄다는 비판을 받았던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명단 발표 당시 강조했던 ‘안정성’과 ‘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주전 선수들을 잘 활용하면서 양민혁(강원FC), 이한범(미트윌란), 최우진(인천유나이티드) 등 미래 자원들을 적재적소에 기용해 ‘세대교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홍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회복 기간에 이들 자원을 활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 홍 감독은 “아직 (로테이션 등 선수 풀을) 이원화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대한 고려하면서 (선수 기용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1차전까지 발맞출 시간이 부족한 것은 우려 요인이다. 이날도 손흥민, 이강인 등 14명의 해외파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7명이 소속팀 일정상 첫 훈련에 불참했다. 이에 홍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꾸준히 훈련해온 방식”이라며 “주축 선수들이 며칠을 쉴 수 있느냐가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끼치겠지만 선수들과 대화해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고양=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