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부산 포도원교회(김문훈 목사) 드림센터. 교회학교가 특화된 교회나 기독교 교육기관 등이 전시한 48개 부스 앞에는 복음으로 다음세대를 세우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교계에서 처음으로 ‘아기학교’ 사역을 시작한 서울 충신교회(이전호 목사) 부스 앞에는 자녀축복기도문, 가정예배 보드 등 교회학교 자료에 대해 문의하는 이들이 있었다. 포도원교회에 출석하는 김옥순씨는 “교회학교 교사는 아니지만, 손주 손녀들이 신앙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본당 앞에 설치된 ‘킹덤 스토리’ 포토존에는 부스를 둘러본 뒤 기념 촬영을 하는 이들이 있었다. 부산 주례제일교회(백요한 목사)에서 교사로 섬기는 김효숙 권사는 “엑스포에서 좋은 정보를 얻어 교회학교 학생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총회교육원(원장 이기룡 목사)이 70주년 역사를 맞아 기획한 ‘2024년 한국교회 교회교육 엑스포’ 현장이다. “팬데믹으로 중·소형교회 교회학교가 반 토막이 났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위기 가운데 다음세대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전국 단위의 대규모 교회교육 엑스포다. 고신총회가 주최하고 포도원교회 등 총회 산하 교회들이 후원한 행사지만 초교파적으로 마련된 자리에 개막 첫날 2500여명이 방문했다.
김홍석 고신 총회장은 “한국교회가 1970년대 다음세대를 키우는 데 많은 씨앗을 뿌렸기 때문에 90년대 후반까지 그 수고에 따른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며 “지금은 다시 다음세대 제자화를 위해 씨를 뿌려야 하는 파종기다. 한국교회 차원에서 내실화해야 하는 작업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문훈 목사는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일으키려면 말뿐 아닌 실질적 예산을 쏟아부으며 이들의 부모인 3040세대를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3일까지 이어지는 엑스포에선 작은 교회와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실천 가능한 교육 방안을 제시한다. 주제·선택 강의에서는 다음세대 회복을 위한 예배의 중요성, 다음세대 전도와 제자화, 가정의 역할 등 주제가 다뤄진다.
총회교육원 이사장 김종대 목사는 “여러 강의와 부스를 통해 지방의 작은 교회도 얼마든지 도전받고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기 고신대 총장은 개회 특강에서 “다음세대를 키우는 사역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열정과 끈기로 일컬어지는 심리학 용어 ‘그릿(grit)’과 회복탄력성, 소명과 헌신이다. 3미(의미 흥미 재미)가 있는 교회교육 현장이 되도록 헌신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주제 강사로 나선 미국 사우스웨스턴신학교 크리스 셜리 교수는 가정을 통해 제자 삼는 사역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교회는 부모들이 가정에서 제자 삼는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부모를 교육해야 한다”며 “모든 교인이 가족 사역에 참여한다면 교회와 가족이 강건해질 것이고 하나님 나라가 확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