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보치아

입력 2024-09-03 00:40

오는 9일(한국시간)까지 진행되는 파리 패럴림픽에는 올림픽 정식종목에 포함되지 않은 경기가 2개 있다. 다른 경기들은 우리가 흔히 아는 기존 종목에 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것이지만 ‘골볼’과 ‘보치아’는 처음부터 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스포츠다.

골볼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포츠인데 벨이 들어있는 공을 상대방 골을 향해 던지고 수비하는 측은 소리를 듣고 몸을 눕혀 막는 경기다. 보치아는 선수들이 공을 굴리거나 차서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던지면 점수를 얻는 경기다. 직접 손으로 굴리거나 발로 차기 어려울 경우에는 마우스 스틱이나 홈통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뇌병변 장애인들이 즐길 스포츠로 고안되었는데 현재는 각종 운동장애를 겪고 있는 장애인들이 광범위하게 즐기는 종목이 됐다. 선수마다 장애 정도가 달라 BC1~BC4의 4개 등급으로 나뉘어 개인전 경기가 진행되고 등급에 따라 2인조 및 단체전 경기도 별도로 열린다. 표적에 가까이 공을 던지는 점이 컬링이나 볼링과 비슷한 느낌이 나지만 표적의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변수가 적지 않다. 정교함·과감함은 물론 치밀한 경기 전략도 요구된다.

보치아는 우리나라의 패럴림픽 효자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하계 올림픽 효자종목이 양궁이라면 하계 패럴림픽 효자종목은 보치아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 패럴림픽 때 처음 보치아에 출전해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획득한 이후 지난 9번의 패럴림픽에서 빠짐 없이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포르투갈과 함께 보치아 2대 강국으로 꼽힌다. 이번 파리 패럴림픽에서도 보치아 선수들은 속속 메달 획득 소식을 전하고 있다. 정소영이 여자개인 BC2급에서 은메달을, 강선희가 여자개인 BC3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2일 오후 현재 정호원과 정성준이 각각 남자개인 BC3급과 BC1급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확보했다. 개인전에 이어 2인조 및 단체전도 열리는 만큼 1988년 이후 10회 연속 금메달 획득이라는 낭보는 예정돼 있는 셈이다.

정승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