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사진 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당대표 회담을 열고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위해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협의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또 민생 공동 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기구를 운영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두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 등 그간 큰 입장차를 보여왔던 쟁점현안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점은 도출하지 못했다. 11년 만에 열린 여야 대표회담에서 당장의 가시적 결과물은 내놓지 못하고 향후 협치를 위한 길을 트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가진 여야 대표회담에서 이같이 논의했다고 양당 수석대변인이 결과 브리핑에서 밝혔다.
두 대표는 ‘의료사태에 대한 국회 차원 대책 협의’를 비롯한 8개 항목의 공동 발표문을 내놨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의료사태와 관련해 추석 연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할 것을 정부에 당부하고, 국회 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방향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의료공백 대책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한 대표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당장의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일도 우리 정치의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이 대표 역시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집단끼리 충분한 대화와 그 대화를 통한 타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각종 민생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가기 위해 양당 간 협의기구도 설치키로 했다. 한 대표는 비쟁점법안을 별도로 처리하는 ‘민생 패스트트랙’ 설치를 언급했고, 이 대표도 “공통공약 처리를 위한 협의기구를 만들자”고 화답했다. 양당은 향후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논의 채널과 창구를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쟁점 현안에서는 여전한 간극을 확인했다. 양측간 의견 접근이 예상됐던 금투세 사안에서도 ‘주식시장의 구조적 문제 등 활성화 방안과 함께 종합 검토한다’는 결론을 내는 데 그쳤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양당 대표가 오랜만에 만나 논의한 자리인 만큼 오늘 자리에서 모두 다 합의할 수는 없다는 점을 양 대표가 이해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여야 대표회담이 성사된 데 대해 환영의 입장을 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도 누차 밝혔듯이 이번 대표회담이 국회 정상화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현수 이경원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