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文 뇌물수수 ‘피의자’ 적시… 野 “칼춤 멈추라”

입력 2024-09-02 00:12 수정 2024-09-02 00:12
문재인 정부 청와대 및 내각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문 전 대통령 수사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인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딸 다혜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은 “정치보복 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지난 30일 다혜씨의 서울 주거지와 제주도 별장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등을 기재했다. 검찰은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으로부터 받은 급여와 태국 집 임차료 등 2억여원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인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이스타젯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항공업계에 경력이 없던 서씨가 2018년 7월 타이이스타젯 항공 전무이사로 채용됐다. 서씨 채용과 이 전 의원 임명 간에 대가관계가 있다는 게 특혜 채용 의혹의 골자다. 검찰은 서씨와 다혜씨가 문 전 대통령 부부에게서 생활비를 받아 사용했는데, 서씨 취업 이후 생활비 지원이 중단된 것으로 본다.

앞서 국민의힘은 2020년 9월 이 전 의원의 이사장 임명 경위를 규명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4년간 이어져 왔던 검찰 수사는 이 전 의원을 넘어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문 전 대통령을 향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중진공 등 3곳, 지난 1월 대통령기록관과 서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최근 임종석 전 비서실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당시 민정수석) 등 청와대 인사들도 불러 조사했다.

다혜씨는 검찰 압수수색 다음날 SNS에 한 드라마 대사를 인용해 “그 돌을 누가 던졌을까, 왜 하필 내가 맞았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검찰 수사에 대해 억울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7명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질없고 부정의한 칼춤을 당장 멈추라”며 문 전 대통령 가족을 향한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적법하게 발부받은 영장에 기초해 신중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지호 p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