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박사님이 몹시 그립습니다”

입력 2024-09-02 03:05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미국 감리교 선교사로 항일운동에 나섰던 호머 헐버트(1863∼1949·사진) 박사를 요약하는 말이다. 30일 서울 마포구 100주년기념교회 선교기념관에서는 헐버트 박사 75주기 추모대회가 열렸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회장 김동진)가 주최한 이날 추모대회엔 교계와 정·관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김동진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헐버트 박사께서 살아계셨던 1949년 1월 윤보선 전 대통령과 백낙준 유진오 박사 등 대표 50명이 헐버트기념회를 만들고 ‘헐버트에 대한 감사는 민족 최대의 의무’라며 ‘그의 공훈을 자손만대에 알려야 한다’고 요청했다. 안중근 의사 역시 ‘한국인이라면 헐버트를 하루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정자들부터 헐버트 박사의 업적을 바로 알아야 한다. 선열들이 선언한 헐버트 박사에 대한 은혜를 잊지 말자”고 요청했다. 추모식에선 우원식 국회의장, 전종호 서울지방보훈청장, 이종찬 광복회장의 추모사가 대독·낭독됐다.

헐버트 박사는 23세였던 1886년 내한해 우리나라의 국권 회복을 위해 힘썼다. 일제의 만행을 알리다가 1907년 일제에 의해 우리나라에서 추방당한 뒤엔 미주 독립운동가들을 도우면서 조선 독립을 지지했다.

헐버트 박사는 1949년 7월 29일 광복절을 앞두고 국빈으로 대한민국에 초청됐으나 다음 주인 8월 5일 별세했다. “한국 땅에 묻히고 싶다”는 생전 요청에 따라 그의 묘소는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마련됐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