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을 1조55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최근 우리투자증권 출범 등 비은행권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써왔던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가는 ‘마지막 퍼즐’을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손태승 전 회장 부당대출 사태가 걸림돌이다. 금융 당국 승인 과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완주까지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2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인수가격은 1조5493억원이다. 동양생명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100%를 2654억원에 인수한다. 인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실사 기준일인 올해 3월 말 기준 각각 0.65배, 0.30배 수준이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국내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사가 없어 이 부분이 늘 약점으로 거론돼 왔다. 은행 의존도도 5대 금융 중 가장 높았다. 올 상반기 경우 우리금융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5% 이상이었다.
그러나 지난 1일 우리투자증권을 출범한 데 이어 이날 보험사 인수를 위한 첫 발을 내딛으면서 종합금융그룹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을 매각 후 10년 만의 보험업 재진출이다. 두 보험사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우리금융은 자산 50조원 규모의 6위권 규모 생보사를 자회사를 두게 된다.
최종 인수까지 최대 관건은 금융 당국 승인 절차다. 금융지주의 경우 보험 등의 업종을 인수할 때 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 이 때 당국이 살펴보는 부분은 경영평가등급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2등급 이상을 유지 중으로 인수 부자격 요건(3등급 이하)에 해당하진 않는다. 다만 최근 불거진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불법 대출에 대해 당국이 엄정한 제재를 시사하고 있어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 최종 심의 전 실질 심사를 금감원에서 한다. (손 전 회장 건이) 전혀 고려 안 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