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고립·은둔 청년, 경증 치매환자, 번아웃 청년 등의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서울형 정원처방 사업을 시작한다. 정원과 산속에 준비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의 우울은 덜고, 삶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시는 정원처방 사업을 다음달부터 11월까지 시범운영한다고 28일 밝혔다. 정원처방 프로그램은 약 2시간 진행되며 대상자별 맞춤형으로 구성된다. 고립·은둔 청년은 웃음 치유, 암벽 등반, 자세 교정, 경증 치매환자는 자연 속에서 식물 이름 외우기, 정원 조성 등을 하게 된다. 번아웃 청년은 원예, 정원 산책 등을 하며 마음을 돌본다.
프로그램은 노원구 불암산 산림치유센터, 관악구 관악산 치유숲, 용산구 용산가족공원 등 서울 내 숲·공원 7곳에서 진행된다. 정원처방 대상자 351명은 치매안심센터, 서울광역청년센터, 청년기지개센터 등에서 모집한다.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다.
시가 정원처방을 기획하게 된 것은 우울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시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서다. 지난해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시민 52.5%가 정신 건강 문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고립·은둔청년도 지난해 기준 12만9000명(4.5%)으로 추산된다.
시는 이번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모든 시민에게 정원처방을 제공할 방안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는 정원처방 알고리즘 개발, 손목닥터 9988 앱 내 정원 치유 콘텐츠 확대 등을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정원 감상은 도시 경관 감상보다 불안 수준을 20%, 부정적인 기분을 11%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정원처방으로 우울과 불안은 덜고, 삶의 만족도와 정신 건강은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