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천연가스(LPG) 1t 트럭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전기 1t 트럭보다 약 5배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t 트럭은 국내 자영업자나 영세 사업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차종으로, ‘자영업자의 발’로 불린다. 탈탄소 기조에 맞춰 올해부터 정부가 경유 1t 트럭 신규 등록을 제한하면서 소비자 선택지는 LPG와 전기 트럭으로 좁혀졌고, 승자는 LPG트럭이었다.
28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LPG 1t 트럭의 판매량은 약 5만2865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기 1t 트럭의 판매량은 9909대로, LPG의 약 18.7%에 그쳤다.
지난해까지는 경유 1t 트럭이 관련 시장을 주도했다. 토크가 높아 ‘힘이 좋다’는 이유로 경유차 선호도가 높았다. 대표적인 1t 경유 트럭인 현대자동차 포터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이 9만7675대에 달했다. 같은 기간 포터 전기차는 2만5799대 팔렸다. LPG는 수동 차량뿐이어서 경유나 전기차에 비해 판매량이 미미했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정부가 환경오염을 이유로 경유차의 신규 등록을 금지했다. 현대차 포터와 기아 봉고 등 소형 택배 화물차와 어린이 통학차의 경우 LPG와 전기차량만 신규 등록이 가능해졌다. 그리고 단 두 개의 선택지에서 LPG가 압승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전기 1t 트럭 판매량 부진의 가장 큰 이유가 긴 충전 시간에 있다고 본다. 자영업자에게 ‘시간은 곧 돈’이지만 전기차는 충전 시 완충까지 최대 8~9시간이 걸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기차 충전소를 점령한 전기 트럭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도 LPG 1t 트럭이 전기를 앞선다. 시판 중인 전기 1t 트럭의 출고가는 4500만원 선인 반면 LPG의 경우 2500만원 선이다. 각종 전기차 보조금을 모두 더해도 LPG 1t 트럭이 500만원가량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기 트럭 판매 부진으로 정부와 완성차 업체에서 가격을 약 250만원 더 낮췄다”면서 “현재 둘의 가격 차이는 25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200㎞에 그치는 것도 전기 1t 트럭의 단점으로 꼽힌다. LPG 1t 트럭은 완충 시 약 500㎞를 주행할 수 있다. LPG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기 1t 트럭 판매량이 생각보다 저조해 견제의 필요성이 많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