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여 목회자, 기도의 줄 잡고 목회 동력 얻다

입력 2024-08-29 03:02
전국에서 온 목회자 부부들이 27일 경기도 화성 흰돌산수양관에서 열린 ‘초교파 지구촌 목회자 부부 집중기도성회’에서 손을 든 채 통성기도를 하고 있다.

27일 들른 경기도 화성 흰돌산수양관(원장 윤석전 목사). 30도에 육박한 무더위 속에서 수양관 앞 주차장은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전날 개막한 ‘초교파 지구촌 목회자 부부 집중기도성회’ 참석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에서 온 이들이었다. 성회는 예수생애부흥사회가 주최·주관하고 기독교선교교회연합회와 연세중앙교회 후원으로 열렸다.

30년 넘은 ‘수양관 전매특허’ 성회

해외 80여개국에서 온 목회자 300여명이 27일 목회자 부부 집중기도성회에서 설교를 듣고 있다.

이틀 차 오전 성회 강사로 나선 수양관 원장인 윤석전 목사는 “목회자가 성령 충만하려면 기도밖에는 방도가 없다”며 목회자들에게 영성 회복을 호소했다.

본당 분위기는 팬데믹 이후 대형집회를 좀처럼 보기 힘든 상황을 무색케 했다. 2500여명의 목회자로 가득했다. 2층에는 해외 80여개국에서 온 300여 목회자들이 (통역 기능이 제공된)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설교에 집중했다.

윤 목사는 “목회자는 포도나무 되신 예수님께 꼭 붙어있어야 한다. 주님을 추월해 목회하면 절대 안 된다”면서 “목회를 방해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육신이다. 육신을 철저하게 넘으려면 하나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기도는 하나님의 도움을 받는 창고 열쇠”라고 강조했다.

“주여 주여 주여!” 한 시간 이상 된 설교가 끝나자 본격적인 기도 시간이 이어졌다. ‘주여 삼창’을 외친 목회자들은 각자의 기도 제목을 놓고 통성으로 부르짖었다. 외국인 목회자들도 기도 행렬에 따라 손을 들고 간절히 기도했다. 오전 9시에 시작한 성회는 정오가 넘어서야 마쳤다. 이곳에서 30여년간 매년 두 차례씩(여름·겨울) 열리는 목회자 성회는 수양관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대표 집회다.

하루 네 차례 예배에 ‘올인’

성회는 프로그램 없이 새벽예배와 세 차례(오전·오후·저녁) 성회로 진행된다. 빡빡한 일정이지만 대부분 목회자는 영성 회복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 식사 후 약간의 휴식 시간을 제외하면 찬양과 기도, 메시지로만 채워진 예배에 올인하는 셈이다. ‘목회자의 목회자’로 알려진 윤 목사는 외부 일정을 최소화하고 매일 8시간 이상 기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 만나 “목회자들이 영적으로 깨어나야 이들을 통해 교회도 살고 성도들의 깨어진 삶도 회복된다”며 “그래서 많은 집회 중 목회자 기도성회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교인들의 헌신

흰돌산수양관 원장인 윤석전 목사가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

이번 성회를 위해 윤 목사가 섬기는 연세중앙교회 성도 400여명은 예배준비, 차량안내, 통역, 식사준비 등으로 평일을 반납했다. 온전한 섬김의 본을 실천하는 것이다. 모든 목회자들이 재정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교회는 숙식 등을 포함한 참가비를 무료로 제공했다.

고재욱 기독교선교교회연합회장은 “영적 회복에 목말라하는 목회자들이 나흘간 예배에 힘쓰며 다시 기도의 줄을 잡고 목회 동력을 얻는 게 고무적”이라며 “특히 은혜받은 해외 목회자들이 자국에 돌아간 뒤 하루에 수 시간씩 기도에 힘쓰고 교회가 생명력 있는 공동체로 부흥한다는 간증이 성회마다 나온다”고 귀띔했다.

한 번 오면 또 오게 되는 비밀

참석자 중에는 매년 정기적으로 이곳을 방문해 영적 회복을 경험한 이들이 적지 않다. 문은숙 경기도 성남 예수소망교회 사모는 “매년 한두 차례 성회에 참석해 힘을 얻는다. 이렇게 온 게 벌써 30년째 된다”고 했다.

해외 참석자들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프랑스 파리에서 온 장피에르 아도니아 목사는 “인터넷에서 성회 메시지를 들었는데 한국의 영성을 직접 경험하고 싶어서 왔다”면서 “말씀으로 하나가 되는 성회를 통해 성령님의 일하심을 보게 된다”고 밝혔다.

윤종근 브라질 선교사는 2012년부터 현지 사역자들과 함께 매년 성회에 참석 중이다. 이번에도 31명의 사역자와 동행한 그는 “은혜받은 현지 사역자들이 고국에서 새벽예배 등 ‘K교회’ 예배 형식을 적용해 부흥한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런 경험이 있기에 한국에서의 성회를 사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성=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