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영한 (22) 한국개혁신학회장 맡아 교계 공적 학술회로 발전시켜

입력 2024-08-30 03:04
김영한(왼쪽 네 번째) 기독교학술원장이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개혁신학회 신년하례회에서 역대 회장단과 함께한 모습.

한국개혁신학회는 1996년 숭실대에서 나와 차영배 김영재 이형기 안봉호 김의원 이상직 권호덕 정일웅 김희성 송제근 김영선 이승구 등 20여 신학대 교수 30여명이 모여 창립했다. 정통 개혁신학을 추구하되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중심의 협소한 개혁주의 이해와 활동을 확장해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개혁신학 전통을 한국교회와 신학에 소개하고 발전시키자는 목적에서 출범한 단체다. 나는 창립 학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돼 4대 회장까지 7년간 봉사했다.

역대 회장은 이상직(호서대) 정일웅(총신대) 권호덕(백석대) 심창섭(총신대) 김영선(협성대) 주도홍(백석대) 김재성(수도국제대학원대) 이승구(합동신학대학원대) 이은선(안양대) 소기천(장로회신학대) 이경직(백석대) 교수다. 회원 간 유대가 끈끈해 임기 후에도 전임 회장들이 학회에 참가한다. 교단을 넘어 학문적 교제를 나누고 소통하는 화합의 장이다.

한국개혁신학회는 마르틴 루터와 장 칼뱅의 종교개혁 전통, 특히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 도르트 신조를 계승한다. 여기서 나온 개혁교회와 루터교, 연합교회 전통 및 청교도 신학 전통을 연구해 창의적으로 계승하고자 한다. 정통 개혁주의를 추구하되 열린 신학적 유연성을 발휘하는 걸 권장한다. 하지만 복음주의 좌파의 ‘열린 유신론’(open theism)이나 ‘유신진화론’(theistic evolutionism)에 대해선 비판적 견해를 표명했다.

복음주의 좌파 신학자 클락 피녹이 주장한 열린 유신론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인간 이성의 자유의지를 위해 제한한다. 인간의 죄를 어찌할 수 없는 무능한 하나님으로 전락시킨다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또 포스트모던 신학의 인간 자유의지 남용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올해 서울신학대 유신진화론 논쟁에 대해선 학자의 양심의 자유는 옹호하면서도 과학의 성과를 성경 위에 두는 태도에 대해서는 거부했다. 신학적 이성주의에 대해 제동을 걸고 성경 계시 의존 사색(biblical revelation-relied thinking)의 창조론을 강조하는 성명서도 발표했다.

2024년에는 학회지 ‘한국개혁신학’이 학술진흥재단 우수학술지로 선정됐다. 학회는 매해 10월 학술대회를 열고 학술상 수상을 하고 있다. 2020년 우병훈(고신대) 2021년 조용석(안양대) 2022년 이은선(안양대) 2023년 박찬호(백석대) 한상화(아신대) 교수 등이 이 상을 받았다.

28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개혁신학회는 100회 이상의 학술대회를 열며 한국복음주의신학회, 한국기독교학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공적 학술회로 발전했다. 여기엔 한국교회 부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장로교와 성결교 감리교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등 초교파 동료 신학자를 길러낸 하나님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