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조지아 공장 환경허가 재고 ‘돌발악재’에도… “예정대로 10월 가동”

입력 2024-08-28 02:21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하는 76억 달러(약 10조원) 규모의 전기차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미국 연방 정부의 환경평가 재검토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은 올 4분기 생산을 차질없이 시작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준공과 공장 가동이 지연되면 연간 30만대 생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환경단체들은 현대차그룹의 HMGMA가 지역 상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당국이 과소평가를 주장해왔다. 이 공장 승인 주체인 미국 육군 공병단(이하 공병단)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환경평가 재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공병단의 지난 23일자 서한에 따르면 조지아주는 2022년 해당 공장의 허가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현대차가 주민의 식수원인 지하 대수층에서 하루 2500만ℓ의 물을 끌어 다 쓰려 한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여기에다 조지아주 환경 당국이 현대차에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새 우물 4개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면서 현대차 공장의 공업용수 수요가 구체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현지 환경단체들이 HMGMA에 제공되는 공업용수가 하천과 습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소송전에 들어가면 공장 가동은 지연될 수 있다. HMGMA 부지의 300에이커(약 121만4056㎡) 이상이 습지 구역이다. 환경단체는 지난 6월 공병단이 새로운 환경평가가 시행되지 않으면 두 달 후 소송전에 돌입하겠다고 주장했다. 공장 인허가 시 환경영향 평가를 통해 식수 공급과 수질 보존에 미칠 영향을 조사하는 업무는 공병단이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공병단 측은 이번 환경 허가 재평가로 공사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새라 립스 조지아주 정부 환경보호부 대변인도 “연방정부 차원의 추가적인 정밀 조사가 주 규제 당국의 최종 결정에 영향을 주거나 연기를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HMGMA는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공인된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며 공병단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10월 공장 가동을 시작하고 내년 초 준공식을 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10월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1183만㎡(약 358만평) 부지에 8000명을 고용할 수 있는 HMGMA 건설에 들어갔다. 아이오닉7을 포함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6개 차종 전기차를 연간 30만대에서, 증설 시 5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