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인기 e스포츠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2021년부터 전문업체들과 협업해 우승팀 선수들에게 반지를 수여하고 있다. 올해 우승반지를 만든 국내 귀금속 업체 골든듀의 김재웅 선임디자이너는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골수팬이었다.
이달 중순 김 선임 디자이너를 만나 LCK 우승반지의 제작 비화를 들었다. 김 디자이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10여 년 전부터 즐겨왔다. ‘페이커’ 이상혁이 속한 T1을 응원한다고 했다. 그런 만큼 평소보다 더 열의를 갖고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김 디자이너는 LCK 우승의 서사를 반지에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LoL의 배경인 세 갈래길 협곡을 모티브로 삼았다. 사파이어로 정글 지형을 표현했다. 맨 위에는 우승 트로피를 보석으로 형상화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이 협곡에서 혈투를 벌이다가 끝내 우승 트로피를 쟁취하기까지의 과정을 묘사했다.
화려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골든듀의 노하우와 기술을 아낌없이 썼다. 김 디자이너는 “공방에서 처음 디자인을 보고서 이걸 어떻게 만들거냐며 컴플레인을 걸었을 정도였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귀금속 반지는 일반적으로 3개의 파츠로 제작하는데 LCK 우승반지는 8개에 이른다. 각 파츠마다 녹는점이 달라 결합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는 “골든듀만의 기술력이 들어갔다”고 자부했다.
골든듀는 팀의 엠블럼과 결승전 스코어, 선수들 각자의 닉네임을 새긴 반지를 우승팀 젠지 선수들과 코치진에게 이달 초 수여했다. 김 디자이너는 “현재로서는 판매계획이 없지만 소비자가를 매긴다면 약 120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주 고객층이 여성인 골든듀가 LCK와 후원 계약을 체결한 건 e스포츠의 여초화 현상과 관련이 깊다. 골든듀 관계자는 “e스포츠를 잘 모르고 LCK 경기장을 찾아갔는데, 예상과 달리 대부분이 여성 팬에어서 문화충격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잠재적 소비층인 젊은 여성들에게 브랜드 이름을 알리기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 LCK 우승반지 제작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