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미혼·여성’ 올 야구 흥행 열풍 이끈다

입력 2024-08-27 04:12
사진=연합뉴스

2024 KBO리그 프로야구 흥행 열풍은 경기장을 처음 찾은 ‘20대·미혼·여성’이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외부 기관에 의뢰해 지난달 2~9일까지 2006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올해 여성 관중이 대폭 증가했다. 기존 관람자의 62.8%가 남성이지만 신규 관람자 가운데 남성은 51.4%, 여성은 48.6%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관람자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남성 비율이 높긴 하나 올해 처음 야구장을 찾은 여성이 크게 늘었다.

새로 유입된 팬은 젊은 층이 많았다. 기존 관람자 경우 50대(23.4%)와 40대(20.5%) 등 중년층 비율이 43.9%에 달했다. 20대는 21.9%, 60대 이상은 15.0%였다. 반면 신규 관람자 가운데 20대는 31.4%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18.3%), 40대(17.6%), 30대(17.0%), 60대 이상(15.6%) 순으로 ‘야구장 첫 경험’을 했다.

관중의 결혼 여부도 흥미롭다. 기존 관람자 가운데 60.9%가 기혼자였고 이중 절반(55.2%)은 자녀가 있었다. 반대로 신규 관람자 가운데는 미혼이 절반(53.2%)을 넘었다.

종합하면 올해 야구 흥행은 경기장을 처음 찾은 20대 미혼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녀와 함께 야구장 찾는 40~50대 기혼 남성은 흥행의 또 다른 한 축이다.

처음 야구장 가기 전에 남녀 간 야구 콘텐츠를 접하는 양상도 달랐다. 남성은 중계·하이라이트(61.3%), 야구 관련 뉴스·기사(51.4%)를 통한 정보 습득에 집중했다. 여성은 야구 관련 밈(meme·유행어 또는 패러디),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 등 재미 위주 영상(34.7%)이나 야구 관련 예능(35.8%) 등 파생 콘텐츠에 더 관심을 뒀다.

야구팬들이 승패와 무관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지난해보다 ‘야구장을 더 찾는다’고 응답한 이들은 40.5%였다. 이들 중 60.0%는 ‘응원 팀 성적과 무관하게 야구장을 찾고 있다’고 했다. 성적 외에 야구장 찾는 이유론 응원 문화가 재미있어서(49.3%), 가족·지인이 야구장에 더 자주 가자고 해서(39.2%), 나들이·데이트를 하기 위해서(31.1%), 치맥 등 식음 문화가 좋아서(29.4%) 등을 꼽았다.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을 쓰고 있는 프로야구는 사상 첫 1000만 관중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날까지 약 886만명을 야구장으로 불러 모았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