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캠프가 전당대회 효과와 젊은층의 기부 급증으로 선거자금 모금액이 5억4000만 달러(7164억원)를 돌파했다. 특히 지난주 전당대회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이후 기부가 급증하면서 선거자금 모금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약 한 달간 5억40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했다. 특히 해리스는 민주당 전당대회 기간(지난 19~22일)에만 8200만 달러(1087억원)를 모금했다.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위원장는 “해리스의 후보 수락 연설 직전 공식적으로 5억 달러를 돌파했다”며 “그의 연설 직후에 캠프 출범 이후 최고의 모금 시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젊은 유권자와 여성 유권자의 기부 참여가 급증했다. 캠프에 따르면 전당대회 기간 선거자금을 낸 후원자의 3분의 1이 신규 후원자였다. 신규 후원자 중 3분의 2가 여성이었고 5분의 1은 젊은 유권자였다. 해리스의 대선 승리를 위해 투표 참여가 절실한 여성 및 젊은층의 기부가 급증한 것을 캠프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로 교체한 뒤 자금력에서 공화당을 앞서가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는 지난달 1억387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해리스가 대선 도전 첫 주에 모금한 액수보다 적다.
보유 자금 기준으로도 해리스 캠프가 더 많다. 양측이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해리스 측은 3억7700만 달러, 트럼프 측은 3억2700만 달러를 보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모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해리스 지지율이 트럼프를 7% 포인트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페어리디킨슨대학이 등록 유권자 810명을 대상으로 지난 17~20일 조사해 25일 발표한 결과(오차범위 95% 신뢰도에 ±3.5%)에 따르면 해리스가 50%의 지지율로 트럼프(43%)를 7% 포인트 차로 제쳤다.
두 후보는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 95%의 지지율을 획득해 높은 내부 충성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의 경우 자신을 자유주의자로 규정한 유권자 사이에서 87%, 진보층에선 93%의 지지를 얻었다. 중도층에서도 62%의 지지로 트럼프(30%)를 앞섰다.
트럼프는 보수층에선 76%의 지지를 얻었고 극우 마가(MAGA) 성향 유권자 사이에선 95%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후보 사퇴 선언을 하기 전에 실시돼 그의 트럼프 지지 효과는 반영되지 않았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