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폭형 무인기(드론)를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두 가지 종류의 무인기 성능을 시험했다. 동체 길이는 1.5m 안팎으로 비슷한 크기였지만 부착된 날개는 삼각형이거나 십자형으로 서로 달랐다. 무인기들은 지상에 고정된 표적을 타격하거나 탱크 모양의 공격 목표를 향해 수직 낙하해 파괴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삼각 날개 무인기는 이스라엘제 드론인 ‘하롭’을, 십자 날개 무인기는 러시아제 ‘란쳇’을 각각 빼닮았다.
북한이 해킹으로 설계도를 빼내 만들었거나 러시아가 도움을 줬을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에게 자폭 드론 5대를 선물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이날 공개된 무인기가 러시아의 지원으로 제작된 것인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러시아의 북한 지원이 사실이라면 개탄스러운 일이다.
무인기는 현대전의 핵심 무기다.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서 보듯 무인기는 전쟁 양상을 크게 바꿔 놓고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무인기는 정찰과 암살, 폭격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북한이 운용 중인 무인기 중에는 벙커버스터급 폭탄을 적재할 수 있는 드론도 있다. 미국의 첨단 무인 공격기(MQ-9 리퍼)를 복제한 듯한 무인기도 갖고 있다. 2022년 12월에는 북한 소형 무인기 5대가 한국의 영공을 휘젓고 간 적이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다양한 형태의 무인기 도발에 맞서는 대응 체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군은 최근 무인기를 격추시키는 레이저 대공 무기를 연내에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기동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북한의 무인기 형태와 위력, 성능이 다양해지는 만큼 반격 무기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