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벤처캐피털(VC)이 일본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창업 1년이 채 되지 않은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사)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스타트업 정보사이트 스피다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1~6월) 해외 VC가 일본 스타트업에 출자한 금액이 225억엔(약 2072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70% 높아진 수치다. 특히 대규모 자금 조달이 급증했다. 일본 스타트업이 10억엔 이상 조달한 해외 VC 투자액은 163억엔(약 1501억원)으로 51% 증가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VC가 일본 시장을 주목하게 된 이유는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해외 VC 유치 정책 덕분”이라고 말했다. 미·중 마찰로 인해 중국으로 향하던 자금이 일본으로 가는 이유도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최근 설립된 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일본의 AI 스타트업인 ‘사카나AI’가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사카나AI는 대형언어모델(LLM)을 활용한 과학 관련 연구를 AI가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솔루션이다. 지난해 7월 설립한 이 스타트업은 시드(초기) 투자에 제프 딘 구글 수석과학자, 클레망 델랑지 허깅페이스 창업자 등 글로벌 AI업계 유명 인사들에게 주목받았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 창업 규제 완화와 함께 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업 계획만 인정되면 사무실과 출자금 등 조건에 구애받지 않고 2년간 체류가 가능하다. 또 2027년까지 스타트업 시장에 약 90조원을 투입한다. AI 스타트업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구하기 힘든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도 정부가 선제적으로 확보해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