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는 교회사학자이자 사학과 교수인 김양선 목사가 설립했다. 김 목사가 한국기독교박물관과 함께 숭실대에 기증해 대학교 소유가 됐다. 나는 1986년부터 두 차례(1986~1989, 1991~2003) 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장을 맡았다.
이때 나는 숭실대가 명실상부한 기독교 대학임을 알리기 위해 신앙강좌와 기독교 문화 학술강연회를 열었다. 첫 신앙강좌는 86년 ‘한국 기독교와 신앙’이란 주제로 개최됐고 이듬해 책으로 출판됐다. 한국 기독교 신앙의 근본은 청교도적 복음주의이며 포스트모던 사회에서도 이는 위대한 유산이라는 것이다. 기독교문화포럼은 98년 ‘사이버 문화와 기독교 문화전략’이란 주제로 처음 열렸다. 이때 강의와 2003년 제6회 ‘영상으로 본 문화’ 등도 책으로 나왔다.
87년엔 기독교 주제 학술대회를 열어 국내외 기독교 학자를 대거 초청했다. 격년 주기로 14년간 8차례 열린 기독교 문화 및 신학 국제학술대회 내용으로 논문집도 냈다. 이때 초청한 국내 학자는 차영배 김의환 이종성 김영재 이장식 박봉배 김명혁 손봉호 등이다. 해외 학자로는 미국 신학자 칼 헨리, 독일 신학자 알브레히트 페터스, 뉴질랜드의 브루스 니콜스 등을 초청했다.
‘포스트모더니즘과 기독교 신앙’이란 주제로 95년 열린 제4회 학술대회에는 독일 신학자 디트리히 리츨과 홍콩의 카버 유 등을, ‘21세기 시대정신과 개혁신앙’을 주제로 한 2000년 제7회 행사에는 독일 신학자 미하엘 벨커, 호주의 피터 해리슨 등을 초청했다. ‘21세기 기독교 문화와 복음주의 신앙’을 주제로 2001년 열린 제8회 학술대회에도 저명한 해외 학자가 한국을 방문해 논문을 발표했다. 이런 학술 활동은 신학과가 없는 숭실대가 97년 교육부에 기독교학 대학원 인가를 받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전국 목회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학 세미나도 시작했다. ‘창조적 목회와 성경해석’을 주제로 93년 첫 세미나를 열어 2009년에 이르기까지 총 16회 개최했다. 이 세미나는 매년 2월 전국적 규모로 개최했다. 국내 목회자에게 숭실대가 기독교 대학이라는 걸 널리 알리는데 기여한 행사였다. 이 행사 역시 기독교 문화 및 신학 국제 학술 심포지엄과 함께 숭실대 기독교학 대학원 설립에 기반이 됐다.
숭실대에 몸담은 동안 아시아기독교대학협회(ACUCA) 강사로 선정된 것도 기억에 남는다. 95년 3월부터 4주간 대만 푸런대 둥하이대, 홍콩 링난대, 인도네시아 페트라기독대 파라향가톨릭대 등을 방문했다. 같은 해 6~7월엔 일본 국제기독교대학(ICU) 난잔대 도시샤대, 필리핀 라살대 센트럴필리핀대, 태국 파얍대 등에서 ‘현대신학과 개혁신학’ ‘기독교 문화’를 강연했다. ACUCA 소속 대학을 순방하며 다시금 느낀 게 있다. 한국 내 기독교 대학의 활동은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정리=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