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ISS) 도달 후 기체 결함으로 지구로 돌아오지 못한 비행사들의 귀환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우주캡슐이 동원된다. 이에 따라 문제를 일으킨 우주캡슐 ‘CST-100 스타라이너’ 제작사인 보잉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4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에 참여해 ISS에서 80일 넘게 머물러 온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를 귀환시키는 데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캡슐을 이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나사 발표에 따르면 크루 드래건은 전체 4석 정원에 2명만 탑승해 ISS로 이동한 뒤 내년 2월에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태우고 돌아올 예정이다. 보잉의 스타라이너는 다음 달 초 무인으로 귀환시키기로 했다.
두 비행사는 지난 6월 5일 일주일가량 ISS에 체류한다는 계획으로 지구를 떠났지만, 얘기치 못한 스타라이너의 결함으로 지금까지 머물고 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임무 중 우주비행사 희생사고의 사례를 언급하며 “부치와 수니를 ISS에 남겨두고 스타라이너를 무인으로 귀환시키기로 한 결정은 안전에 대한 약속의 결과”라고 말했다. 나사는 “보잉 측과 약간의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면서 이 회사와의 관계를 다시 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임무 완수 실패에 따라 보잉은 우주 사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2014년 나사는 심우주 탐사에 전념하기 위해 지구 저궤도 유인 운송은 민간에 맡긴다는 방침을 세우고 보잉, 스페이스X와 각각 42억 달러, 26억 달러의 유인 캡슐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2020년 유인 시험비행을 마치고 10여 차례의 우주비행 임무를 수행했지만, 보잉의 스타라이너는 계속 문제를 일으켰다. 2019년 12월 첫 무인 시험비행 때는 소프트웨어 이상으로 ISS와 도킹하지 못했고, 이번 유인 시험비행에선 도킹 과정에서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이 발생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