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살린 건 하나님… 피격 이후 가족의 믿음 더 커져”

입력 2024-08-26 03:01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2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주일예배에서 교회 방문 소감을 전하고 있다. 조승현 기자

“아버지가 살아있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덕분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25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예배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그의 아버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총을 맞았다. 총격 순간 고개를 돌린 덕분에 생명은 구했지만 오른쪽 귀 윗부분이 관통당하는 상처를 입었다. 그는 “하나님의 존재가 아니라면 아버지가 죽지 않은 이유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그룹 수석부회장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 그가 막후 실세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주니어를 “차세대 킹메이커(next-gen kingmaker)”라고 평가하기도 했었다.

이 같은 영향력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 이후 그는 세계 유수 매체에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뉴스메이커가 됐다. 그는 J D 밴스 상원의원이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는 데에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5일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는 트럼프 주니어(앞줄 왼쪽 세 번째) 모습. 조승현 기자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암살 미수 사건 이후 더 강해진 (가족의) 믿음에 대해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본 것처럼 굉장히 가까운 거리에서 이뤄진 암살 시도였고 아버지는 평소와 달리 연설을 하다가 고개를 돌렸다”며 “나는 그때 하나님의 손이 아버지를 만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겪으면서 하나님을 향한 우리 가족의 믿음은 더 커졌다”며 “이 일을 (TV나 인터넷으로) 목격한 세계인들의 믿음도 강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주니어의 여의도순복음교회 방문은 지난 4월 5일에 이어 두 번째다. 그는 “지난번 방문 때엔 (평일인 탓에 대성전이) 텅 비어 있었는데 오늘은 성도들로 가득 차 있으니 기분이 좋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초대해 준 이영훈 목사께 감사드린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캠프 참모로서 이번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미국엔 현재 기독교의 가치를 공격하는 사상들이 퍼져나가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흐름에 맞서 싸우고 있다. 여러분과 함께 기독교 정신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빌드업코리아 2024’ 현장.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트럼프 주니어가 한국을 찾은 것은 지난 23~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 미 차세대 연합 콘퍼런스 ‘빌드업코리아 2024’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올해 2회째를 맞은 이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기독교 가치관을 밑돌로 삼아 건국한 한국과 미국의 국가적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이야기도 주고받았다. 행사의 주제는 ‘이제 한국을 위대하게(Make Korea Great Again)’였다.

행사 첫날인 23일 김민아 빌드업코리아 대표는 “한국을 위대하게 한 정신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탄은 우리가 창조주께서 주신 정신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려고 우리를 위대하게 하지 못하게 하려고 방해하고 있다”면서 “창조주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다시금 한국을 위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빌드업코리아에는 트럼프 주니어 외에도 내로라하는 국내외 명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밥 맥이웬 전 연방 하원의원,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알렉스 브루셔위츠 엑스스트레터지스(Xstrategies) 대표, 마이클 세이퍼트 퍼블릭스퀘어 대표, 조슈아 필립 에포크타임스 선임기자 등이 연단에 올랐다. 한국 측 연사는 유튜버 책읽는사자, 조평세 박사, 손영광 교수 등이었다. 김 대표는 “우리보다 선배로서 자유의 국가를 세워간 미국을 통해 자유를 가능케 한 진짜 복음이 무엇인지 배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박지훈 조승현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