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 빈 객실서 불… 유독가스 퍼지며 피해 커져

입력 2024-08-23 02:20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한 호텔에서 22일 오후 7시39분쯤 화재가 발생했다. 이 호텔 8층 객실 쪽에서 화염과 연기가 나오고 있다. 호텔 왼쪽 객실 창문 여러 개가 깨져 있다. 이 화재로 최소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뉴시스

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22일 밤 불이 나 투숙객 등 최소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인명 수색 과정에서 사망자는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39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8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8층 객실에서 연기가 나온다”며 119에 신고했다. 이후 관련 신고 20여건이 잇따라 접수됐다.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 객실의 투숙객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불로 오후 11시 기준 투숙객 7명이 숨졌다. 이 중 3명은 심정지 상태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연기를 흡입하거나 화상을 입은 중상 3명을 포함해 11명도 다쳤다. 이들 사상자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등 6개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사망자 중 한 여성은 호텔 건물 8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불이 난 것을 보고 대피 과정에서 호텔 외부 1층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가 튕겨나가 숨진 피해자도 있었다. 사망자 일부는 호텔 계단과 복도에서 발견됐다.

불이 난 호텔 건물에는 전체 64개 객실에 27명이 투숙 중이던 것으로 파악됐다. 호텔 8층 객실에서 시작한 불은 호텔 전체로 번지지 않았으나 유독가스가 내부에 가득 차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밤 화재가 발생한 부천시 원미구의 한 호텔 앞에서 소방대원들이 인명 수색 및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호텔 내부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 호텔 8층 객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뉴시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8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2단계는 화재 현장과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이후 펌프차 등 장비 76대와 소방대원 등 관계기관 인력 322명을 투입한 끝에 오후 10시14분쯤 큰 불길을 잡고 10시26분쯤 완전 진화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및 인명·재산 피해 규모 등을 확인 중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 및 지방자치단체는 가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구조대원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부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