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의 한 호텔에서 22일 밤 불이 나 투숙객 등 최소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인명 수색 과정에서 사망자는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39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8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8층 객실에서 연기가 나온다”며 119에 신고했다. 이후 관련 신고 20여건이 잇따라 접수됐다.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 객실의 투숙객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불로 오후 11시 기준 투숙객 7명이 숨졌다. 이 중 3명은 심정지 상태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연기를 흡입하거나 화상을 입은 중상 3명을 포함해 11명도 다쳤다. 이들 사상자는 순천향대 부천병원 등 6개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다.
사망자 중 한 여성은 호텔 건물 8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불이 난 것을 보고 대피 과정에서 호텔 외부 1층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가 튕겨나가 숨진 피해자도 있었다. 사망자 일부는 호텔 계단과 복도에서 발견됐다.
불이 난 호텔 건물에는 전체 64개 객실에 27명이 투숙 중이던 것으로 파악됐다. 호텔 8층 객실에서 시작한 불은 호텔 전체로 번지지 않았으나 유독가스가 내부에 가득 차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8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2단계는 화재 현장과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이후 펌프차 등 장비 76대와 소방대원 등 관계기관 인력 322명을 투입한 끝에 오후 10시14분쯤 큰 불길을 잡고 10시26분쯤 완전 진화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및 인명·재산 피해 규모 등을 확인 중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 및 지방자치단체는 가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구조대원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부천=김민 기자 ki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