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 가고 태풍 와도… 폭염은 계속

입력 2024-08-23 02:40
서울에 사상 처음 ‘한 달 연속 열대야’가 나타난 20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물빛광장에서 시민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절기상 ‘더위가 그치고 날씨가 선선해진다’는 처서를 22일 맞았지만 무더위와 열대야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9월에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달 말까지 폭염과 열대야는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말까지 아침 기온은 22~26도, 낮 기온은 30~34도로 평년보다 2~3도가량 각각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도 33~35도로 높을 것으로 예보됐다.

역대 최장 기록 열대야는 전국 곳곳에서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날까지 서울 지역 열대야 일수는 35일로, 역대 최고기록인 36일(1994년)을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충북 청주도 36일 열대야가 나타나며 역대 1위 기록을 경신했다. 제주는 지난달 15일부터 38일째 열대야가 지속돼 2013년의 최장 열대야 기록(44일) 경신을 앞두고 있다.

일본을 향해 북상 중인 제10호 태풍 ‘산산’도 뜨거운 날씨를 꺾기는커녕 더 무덥게 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오전 3시 괌 북북서쪽 48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은 오는 27일 오전 3시쯤 일본 오사카 남남동쪽 390㎞ 해상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산산이 북상해도 한반도 기압계에 무더위가 강화하는 쪽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무더위가 쉽게 가시지 않는 이유는 고기압 영향 때문이다.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서 형성된 따뜻한 티베트고기압이 23일 이후 한반도에 접근하며 고온 건조한 공기가 국내 상공에 내려앉을 예정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고수온과 서풍 기류의 영향으로 따뜻한 서풍이 불어 당분간 무더위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위는 9월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이 이날 발표한 1개월 전망에 따르면 9월 첫 주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60%로 나타났다. 9월 셋째 주와 넷째 주도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0% 이상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은 9월 첫째 주는 이상고온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