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세계 2000대 기업 명단에 신규 진입한 한국 기업의 비중이 전 세계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경제 역동성이 한국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2024 세계 2000대 기업 명단’을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 61곳이 포함됐다고 22일 밝혔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일본, 인도, 영국에 이어 6번째로 많은 기업이 등재됐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의 신규 진입률은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2014년 명단에는 없었지만 2024년 2000대 기업에 새로 진입한 한국 기업은 16곳으로, 신규 진입률은 26.2%였다. 중국(59.3%), 인도(42.3%)는 물론 미국(37.5%)에도 뒤처졌다. 전 세계 평균으로도 신규 진입한 기업 비중은 33.8%였다. 한국의 경제 역동성이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 기업들은 2000대 기업 중 하위권에 머무른 경우가 많았다. 상위 500위 안에 포함된 기업은 61곳 중 9곳에 그쳤다. 1001~2000위에 들어간 기업의 비중은 60.7%로 주요국 중 가장 높았다. 2000대 기업 수가 50곳으로 한국보다 적은 독일은 500대 기업 기준으로는 한국보다 배 많은 18개 기업이 포함됐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익을 기준으로 분석해도 한국 기업들은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의 평균 순이익은 10억6000만 달러(1조4000억원)로 2000대 기업 보유 상위 10개국 중 가장 낮았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정보통신(IT)·소프트웨어 분야 기업의 신규 진입률이 61.6%로 가장 높았다. 비즈니스 서비스(53.9%), 금융투자(45.3%), 헬스케어(43.6%) 등 첨단 산업 분야가 뒤를 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더 많은 글로벌 스타 기업이 등장하기 위해선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제도적 환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