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말씀과 찬양 울려 퍼지도록 할 것”

입력 2024-08-23 03:01
문동현(앞줄 가운데) 부산교회총연합회장이 지난 18일 부산 영도구 ‘비전 153 아카데미’를 방문해 합창단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맨 오른쪽이 베트남 본국 1호로 파송된 뉴에양 선교사다.

“베트남에 찬양이 울려 퍼지게 하고 싶어요.”

부산 영도구의 작은 한글카페. 이곳은 베트남에서 온 청년들이 기숙하며 신학을 공부하고 찬양을 연습하며 목회자를 꿈꾸는 곳이다. 1층은 커피숍으로 개조해 주민과 교인들의 휴식처로 사용하고 2·3층은 베트남 학생들의 기숙사로 쓰인다. 4층은 예배도 드리고 신학공부와 찬양연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건물의 공식명칭은 ‘비전 153 아카데미’다.

20~37세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이들의 비전은 훗날 선교사로 파송받아 본국인 베트남으로 돌아가 사역하는 것이다. 이 건물은 부산소명교회(노성현 목사)를 섬기는, 이름을 밝히기 꺼리는 어느 집사가 기증했다.

이 사역은 2008년 문재식(가명) 선교사가 부산 동래중앙교회에서 베트남으로 파송받아 활동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2015년 베트남에서 ‘비전 153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내부적으로는 신학을 가르치지만 대외적으로는 한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기관으로 활동해야 했다. 베트남 당국의 기독교 탄압이 심했기 때문이다. 2020년 2월 이 학교 졸업생 30여명이 졸업여행 목적으로 방한해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교회를 탐방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이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당시 베트남 정부는 완전봉쇄정책으로 귀국하는 자국민도 받아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한국에서 무려 1년 8개월을 체류하며 떠돌이 생활을 했다. 부산 동래중앙교회, 전주 서머나교회, 부산 초량교회, BNK연수원 등에서 이들의 숙식을 해결해줬다.

2020년 5월 부산 동래중앙교회 수양관에 머물던 학생들은 합창단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베트남 153 합창단’의 시작이었다. 문동현 부산교회총연합회 대표회장은 학생들과의 첫 만남 때부터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다’고 확신하며 지금까지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문 목사의 도움으로 학생들은 2021년 10월 드디어 베트남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듬해 3월, 문 선교사는 선교사 비전을 품은 학생 20명을 데리고 다시 한국으로 입국했다. 이들을 부산 고신대 대학원과 학비감액 MOU를 맺고 전원 입학시켰다.

베트남 153 합창단은 부산영락교회, 동래중앙교회, 진주교회, 전주바울교회, 전주 더온누리교회 등에서 특별찬양으로 받은 은혜를 보답하고 있다. 김성아(55·울산시립합창단 소프라노 수석단원) 부산 초량교회 집사가 합창단 지휘를 맡아 이끌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고대하던 베트남 첫 파송 선교사가 탄생했다. 베트남에서 신학공부를 하고 한국에 들어와 고신대 유아교육과 석사과정을 마친 뉴에양(28)씨가 주인공이다. 부산 남성교회(차우진 목사)에서 베트남 선교사로 3년간 파송받은 뉴에양 선교사는 “가난한 아이들과 소수민족 고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유치원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