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영미와 찾은 행복… 꿈 이룰 울타리 돼줄래요”

입력 2024-08-23 04:04
이대니·이가든(왼쪽부터·가명)씨 부부가 지난 5월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21회 가정위탁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영미(가명)양을 안고 웃음짓고 있다. 이대니씨 제공

충북 진천군 덕산읍에는 2년간 한 아이를 위탁양육해 온 남편 이대니(가명)씨와 부인 이가든(가명)씨 부부가 살고 있다. 그들이 사랑으로 품고 있는 아이는 7세 이영미(가명)양이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시작된 이후, 영미의 삶은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국민일보는 아동권리보장원의 협조로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씨 부부가 처음 영미를 만난 것은 2022년 9월이다. 당시 영미는 베트남 출신 어머니의 건강 문제로 긴급하게 위탁된 상황이었다. 영미의 어머니는 지병으로 인해 자녀 양육이 불가능했다. 아이는 심리적 불안정과 언어 발달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로 인해 위탁 초기 영미는 한국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고, 정서적으로도 매우 불안정했다고 한다.

이씨 부부는 아이가 안정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영미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일상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됐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지내고 있다.

이씨 부부는 전문 학습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다양한 취미 활동에도 참여하게 했다. 영미는 이러한 관심 속에서 점차 자신감을 회복했다. 학교에서 미술 부분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남편 이씨는 영미의 미술 작품들을 펼쳐보이며 “영미는 그림 그리기를 정말 좋아한다”라며 “우리가 마련해 준 환경에서 영미가 자라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부침도 있었다.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부부도 함께 병을 앓았다. 아토피와 변비 등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기도 했다. 부부는 이러한 어려움도 영미와 함께하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더욱 깊은 애정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부인 이씨는 “영미에게 우리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매일 느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씨 부부는 영미가 건강하고 안정된 생활을 통해 자립할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하길 바라며, 꿈을 이루기 위한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남편 이씨는 마지막으로 위탁가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처음엔 두려웠지만, 지금은 위탁가정이 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가정이 동참해주길 바랍니다.”

진천=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