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품은 아이들 <80>] 장애 손주 돌보는 할머니 “또래처럼 평범하게 자랐으면”

입력 2024-08-26 03:04
이현이가 지난해 충남 천안 두두심리상담센터에서 미술 치료를 받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이현(가명·11)이는 유전성 난청으로 작은 소리나 뒤에서 들리는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난청으로 언어발달이 늦어지면서 심리적 위축까지 찾아왔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증상이 발현됐지만 장애진단을 받을 수 없었다. 아버지의 사생활 문제로 어머니는 오래전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2년 전 알코올의존증으로 돌연 사망해 조기 치료시기를 놓쳐버렸기 때문이다. 2019년에는 아버지의 성추행으로 인해 아동보호소에 5개월간 맡겨지기도 했다.

지난 4월 경기도 성남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청력검사를 진행했다. 형보다는 청력이 좋지만 지속적 관찰과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보청기 착용도 권유받았지만 너무 비싸 이후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고학년이 되면서 학교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이는 부모에 대한 상처와 성적 수치심, 또래 친구와의 격차로 인해 심리적 불안감을 떠안고 살아가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은 할머니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를 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할머니는 최근 지인에게 1억원대 사기를 당해 가세가 크게 기울었다. 이현이는 할머니와 다섯 살 많은 형과 살고 있는데, 세 식구의 한 달 수입은 기초생활수급비 150만원이 전부다.

이현이 할머니 김성희(가명·68)씨는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손주들이 나를 필요로 하니까 내가 힘이 닿는 데까지는 옆에 있어주고 싶다”며 “그게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보다 힘든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희망을 잃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이 저희 삶에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아이들도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났으면 좋겠다. 이현이도 돈 걱정 없이 치료 잘 받으면서 또래처럼 평범하게 자란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덧붙였다.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
(2024년 7월 25일~8월 20일/단위:원)

※500만원 이상 모금될 경우, 목표액이 넘는 금액은 이현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장애아동에게 지원됩니다.

△조성선 50만 △김필현 김병윤(하람산업) 30만 △무명 정선호김정희 20만 △전호붕 정홍심 15만 △박경희 이윤식 권귀남 이금자 김영곤 무명 조동환 10만 △조점순 이관우 우만제 김덕수 정인경 정연승 연용제 공춘자 조현주 권성만 봉하순 5만 △김갑균 전순금 정연국 최재영 무명 한승우 송현자 김광미 임순자 3만 △장영선 2만 △초이 1만5천 △하나 1만 4천 △힘내세요 힘내요 여승모 힘내세요 생명살리기 하나 김애선 정기현 1만

◇일시후원 : KEB하나은행 303-890014-95604
(예금주: 사회복지법인밀알복지재단)
◇후원문의 : 1600-0966 밀알복지재단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