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LG유플러스가 최근 출시한 자체 제작 콘텐츠 화제 몰이에 성공했지만 매출은 뒷걸음치면서 내부 고민이 커지고 있다. 콘텐츠 시장이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출연자 섭외 비용을 포함한 제작비 증가로 제작 환경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KT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콘텐츠 자회사 ‘스튜디오지니’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525억8100만원이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이 2213억6000만원임을 고려하면 매출이 반 토막 난 셈이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콘텐츠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스튜디오지니는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의 경우 ENA 채널에서도 송출하며 수도권 분당 시청률 4.0%를 넘어섰지만, 글로벌 OTT 작품의 화제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분기 ENA 채널에서 방영된 드라마 ‘크래시’는 최고 시청률 6.6%를 기록했지만 ‘우영우’만큼의 성과는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는 ‘스튜디오 X+U’라는 콘텐츠 전문 스튜디오로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디즈니플러스에 공개한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은 시청자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스튜디오 X+U는 영화 ‘타로’, 다큐 ‘그녀가 죽였다’ 등 올해 7편의 작품을 유통 판매할 예정이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콘텐츠 사업 부문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매출을 분리해 공시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콘텐츠 사업은 당장의 수익보다 미래의 가치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매출 성적은 좋기가 쉽지 않다”면서 “OTT가 제작비를 분담하고 독점 공급하면서 수익을 챙겨가고, 제작사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꾸역꾸역 콘텐츠를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