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로들이 19일 한동훈 대표를 만나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을 집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매주 정례 회동을 갖고 상시 소통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한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 상임고문단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했다. 상임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지금 우리 당이 굉장히 어렵다”며 “이걸 이겨내기 위한 우리의 ‘한다르크’(한동훈+잔다르크)가 돼 달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꼭 이기는 정당을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선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대표와 매주 회담한 것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 상임고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정 관계는 조화가 핵심”이라며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매주 정기적인 모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상임고문들은 “당대표가 주도권을 쥐고 가야 한다”며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한동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전당대회 63% 지지율에 담긴 기대에 부응하라”는 격려도 있었다. 일부는 “한 대표가 대통령실보다 정무적 감각은 더 나아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한 대표를 향한 고언도 이어졌다. 한 상임고문은 “한동훈의 ‘머리’는 검증됐으니 앞으로는 따뜻한 가슴으로 공존과 포용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면서 이기는 게 진짜 정치’라고 조언하는 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간담회에선 의료공백 사태 해결과 ‘채상병 특검법’ 처리, 지구당 부활 등 현안도 논의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와 재판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상임고문도 있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이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 참석해 “7·23 전당대회 결과는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정당의 생존은 일선에서 민심을 어떻게 접하고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민생 정책의 일환으로 ‘격차해소특별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파이 키우기와 격차해소 정책을 똑같이 중시하고 실천하겠다”며 “선거를 목전에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은 충실한 준비와 실천할 기회가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특히 이 대표가 제안한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을 겨냥해 “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은 일률적인 현금 살포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구자창 정우진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