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강원 FC가 올 시즌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개막 전 약체라는 평가를 뒤집고 선두를 달리는 것도 모자라 구단 최다인 15승째를 수확했다. 같은 날 최다 관중 기록까지 갈아치워 겹경사를 맞았다.
윤정환(사진) 감독이 이끈 강원은 18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1 2024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광주 FC에 3대 2 역전승을 거뒀다. 아사니의 선제골과 강투지의 자책골로 2실점해 끌려갔으나 헤더로만 3골을 퍼부어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따낸 강원은 올 시즌 K리그1 12개 팀 가운데 처음으로 승점 50 고지를 밟았다. 현재 1위(승점 50·15승5무7패)로 2위 김천 상무(승점 46·13승7무7패)와 승점 격차도 4로 벌렸다. 시즌 종료까지 6경기만 남겨둔 상황에서 8월로 접어든 후 내내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2008년 창단 이래 강원이 1부리그에서 15승째를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에는 2022시즌(14승 7무 17패), 2019시즌(14승 8무 16패·이상 6위), 2012시즌(14승 7무 23패·14위)까지 세 차례 14승을 올린 게 최고 성적이었다. 지금의 흐름 대로라면 승점 신기록도 새로 쓸 태세다. 남은 경기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해도 구단 최다인 2019시즌 승점 50을 넘어선다.
기업 구단 틈바구니에서 하위권을 전전했던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강원의 1부리그 최고 성적은 6위다. 2013년엔 2부로 강등당했고 2017년 다시 승격을 이룬 후에도 감히 상위권을 넘보진 못했다. 리그, 컵대회 우승컵은 물론이고 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조차 따내기 어려웠다.
올 시즌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2023년 부임한 윤정환 감독의 지휘 아래 새 판 짜기에 나서자마자 효과를 봤다. 올해 강원에 합류한 이적생 이상헌과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6년 장기계약을 맺은 ‘특급 신인’ 양민혁 등 젊은 피를 앞세워 ‘공격 축구’를 제대로 실현했다. 강원은 현재 리그 내 최다 득점인 51골을 기록 중이다.
팀 상승세를 반영하듯 이날 강원은 최다 관중 기록까지 경신했다. 강릉종합운동장에 1만3170명의 관중이 모여 종전 최고치였던 지난달 26일 1만2272명의 기록을 또 한 번 넘어섰다. 구단주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이제 우리가 가는 길은 전부 역사를 새로 쓰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