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만난 강만수 “전국민 지원보다 25만원 감세가 낫다”

입력 2024-08-20 04:07
뉴시스

강만수(사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저서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도전 실록’ 북콘서트를 열고 “관료는 국가 최후의 보루다. 관료가 대중에 영합하면 국가의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이날 기재부의 과장급 후배 관료들과 만나 40여 년간 정책 경험을 풀어냈다. 그는 정부의 세제 정책에 대해 “소득세와 법인세, 상속세는 모두 세금을 내릴수록 경제가 더 성장해 세입이 늘어난다는 것이 통계로 증명된다”며 “전 국민에 25만원을 지급하는 것보다 세금 25만원을 깎아주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또 종합부동세는 ‘정치 폭력’으로, 상속세는 ‘불행세’로 비유하며 “기재부 장관 시절 종부세를 없애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강 전 장관은 과거 재정경제원 차관과 기재부 장관 재직 시절 겪었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언급하며 ‘기재부 역할론’도 강조했다. 그는 “두 사태의 배경엔 모두 미국 경제와 한국은행이 있다”며 “환율과 금리를 정부가 아닌 한은이 결정하며 제대로 된 정책이 실시되지 못했다. 환율과 금리는 한은이 아닌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보다 원화 가치가 더 높은 상황에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경상수지 적자 확대 및 외환시장 불안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IMF 사태와 글로벌 외환위기 직전에도 한국 골프장보다 일본 골프장이 더 저렴하고, 미국 원어민 교사들이 (일본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돈을 번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요새 엔화가 저렴해 일본 여행을 많이 가는데, 이런 상황을 벌써 세 번째 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