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지방 속의 줄기세포를 활용해 조기 항노화(Early anti-aging), 재생 의료 서비스를 선보일 겁니다.”
지방흡입 특화 의료기관 365mc가 자회사 모닛셀과 함께 조만간 지방줄기세포센터를 열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365mc에선 국내 최다인 연간 3만여건의 지방흡입술이 시행되며 매년 51t가량의 흡입 지방이 그냥 버려진다. 국내에서 폐기되는 전체 지방량(80~100t)의 절반 정도가 이곳에서 나온다. 지방줄기세포센터 연구를 통해 이런 폐지방을 재활용해 다양한 의료 및 미용 시술에 유용하게 쓰겠다는 것이다.
김진옥(사진) 모닛셀 연구개발소장은 19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허벅지·복부·팔뚝·얼굴 등에서 지방흡입 후 제거된 지방에서 추출되는 중간엽 줄기세포(MSCs)가 안티 에이징의 키 포인트”라며 “많은 사람에게 젊음과 건강을 선사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 박사, 미국 로체스터대 포스닥 등을 거쳐 2021년 모닛셀에 합류했다.
중간엽 줄기세포는 손상 세포 재생, 염증 반응 감소, 조직 섬유화(딱딱해짐) 예방, 혈관 신생 촉진 등 다양한 치료 능력을 갖추고 있다. 피부 재생 뿐 아니라 전신 노화 예방에도 도움 되는 것으로 선행연구에서 밝혀졌다. 특히 자가 지방에서 분리한 기질혈관분획(SVF)의 ‘스킨 부스터(피부 미용 개선) 효과’를 입증한 연구결과들이 다수 나와 있다. SVF에는 중간엽 줄기세포를 비롯해 세포 증식을 돕는 다양한 성장 인자들이 들어있다.
2021년 국제 학술지(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 발표 논문을 보면 성인 19명의 복부 지방에서 추출한 SVF를 눈밑 부위에 투여한 결과 3, 6개월 뒤 해당 부위의 피부 탄력과 주름, 색소 침착 등이 크게 개선됨이 확인됐다.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또 2020년 국제 학술지(Journal of plastic, reconstructive and aesthetic)에 보고된 50명 대상 연구 논문에 따르면 자가 지방과 함께 SVF를 함께 이식한 경우 단순 지방 이식군에 비해 이식 후 볼륨 유지율이 38% 증가했고 주름 및 피부 질감 개선에 더 좋은 효과를 보였다. SVF 1회 주입 후 6개월 내 모발 밀도 증가 등 탈모 치료 가능성이 나타났거나 지방 이식과 SVF 투여를 병행했더니 여드름 흉터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도 있다.
김 소장은 “엉덩이에서 뽑는 골수에도 중간엽 줄기세포가 들어있지만 숫자가 적다. 지방에는 골수 보다 훨씬 많이 들어있고 SVF도 풍부해 활용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특히 모닛셀에서 기존 공정 대비 중간엽 줄기세포를 5~27배 더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고품질의 줄기세포를 활용한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향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한 줄기세포 최적 분리 공정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김 소장은 폐지방 재활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부가 가치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학적으론 손상된 조직 재생과 노화 예방에 큰 도움이 되고 경제적으로는 기존에 폐기물로 처리되던 지방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으며 윤리적으론 자원을 재활용함으로써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