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2기 체제’가 출범했다. 이재명 대표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당대표 연임에 성공했다. 함께 지도부를 구성하는 최고위원도 모두 ‘친명’(친이재명)계로 채워졌으며, 이 대표의 핵심 정책인 ‘기본사회’는 이날 개정된 당 강령에 명시됐다. 8·18 전당대회를 거치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합계 득표율 85.40%를 기록하며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 대표는 “다시 일할 기회를 주셔서 고맙다”고 밝혔다.
그는 수락연설에서 “지난 4월 영수회담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쉬웠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듭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의제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도 “채해병 특검법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여야 당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앞서 치러진 17차례 지역 순회경선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굳혔다. 대의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이 대표는 보다 확고해진 2기 친정 체제를 토대로 차기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도 외연 확장을 위해 실용주의적 면모를 강조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동시에 ‘이재명 일극 체제’ 극복이라는 숙제도 계속 안게 됐다. 여전한 변수는 이 대표 본인의 ‘사법리스크’다. 당장 10월을 전후해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선고 결과에 따라 2기 체제의 리더십이 흔들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
친명 색채가 짙어진 강성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향후 여야 관계가 더욱 경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정견발표에서 “국민권익위원회가 대통령 부인의 부패를 덮어주느라 억울한 공직자를 죽음으로 몰았다”며 여권이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을 직격하기도 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김민석 전현희 한준호 김병주 이언주 후보가 당선됐다. 경선 막판 이른바 ‘명팔이’(이재명 팔이) 발언으로 친명계와 강성 당원들의 반발을 산 정봉주 후보는 탈락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연임에 “‘본인의 사법리스크 방어’를 위한 ‘이재명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과 더불어’ 있는 ‘더불어민주당’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는 논평을 냈다.
김판 송경모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