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최고위원에 김민석… ‘명팔이’ 논란 정봉주 결국 탈락

입력 2024-08-19 00:20 수정 2024-08-19 00:2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2기 체제의 지도부로 선출된 최고위원 5명이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민석 전현희 한준호 김병주 이언주 후보. 최현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은 결국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의중)에서 시작해 명심으로 끝이 났다. 이재명 대표가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지목한 김민석 의원이 수석최고위원에 올랐고, 친명(친이재명)계 전현희 한준호 김병주 이언주 의원이 지도부에 입성했다. 지역 순회 경선 초반 선두를 달렸던 정봉주 전 의원은 ‘명팔이’(이재명 팔이) 발언으로 막판 득표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탈락했다.

18일 전국당원대회에서 김민석 의원은 합계 득표율 18.23%로 최고위원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4선인 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집권 플랜 본부장’을 자임하면서 친명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도 김 의원이 경선 초반 고전하자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시켜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는 우려를 표하며 지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정견발표에서도 “이재명을 지켜내고 이재명이 자기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냐”며 “반드시 이재명과 여러분을 집권의 길로 인도하겠다”고 말했다.

전현희 한준호 김병주 이언주 의원도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전 의원은 한때 6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가 전날 마지막 서울 경선에서 득표율을 끌어올리며 최종 2위(15.88%)에 올랐다.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 등을 조사한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살인자’라고 한 발언이 강성 지지층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가 대선 후보였을 때 수행실장을 맡았던 한 의원은 “수행실장 임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대선 승리를 통해 그 임무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한 의원은 언론개혁의 선봉장도 자처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김 의원은 지난달 2일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대변인의 ‘한·미·일 동맹’ 논평을 언급하며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고함쳐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김 의원은 “안보와 평화가 먹사니즘”이라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해 윤석열정부를 공격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대기업 임원 출신으로 경제전문가를 자임한 이 의원은 이 대표의 먹사니즘 공약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이 의원은 “이 대표와 함께 먹사니즘, 에너지고속도로, 대한민국 미래산업전략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유일한 원외 인사로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정 전 의원은 최종 6위로 탈락했다. ‘명팔이’ 발언으로 강성 친명계와 대립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발목이 잡힌 것으로 분석된다. 정 전 의원은 지역 순회 첫 일정인 지난달 20일 제주 경선에선 19.06%를 얻었지만 전날 서울 경선에선 8.61%로 뚝 떨어졌다. 결국 최종 득표율 11.70%로 지도부에 들지 못했다.

정 전 의원은 “호가호위하는 인사를 두면 정권 탈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꼈다”고 해명했지만 당원들의 야유와 욕설이 쏟아졌다. 반면 명심을 등에 업은 당선자들에겐 환호가 터져나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