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으로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8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22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 참가자 다수는 지난해 2월부터 12회 연속 이어진 금리동결 기조가 이번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물가는 안정 추세지만, 수도권 집값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상승세가 금융안정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통위 내부에서도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대부분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가 경제의 구조조정 노력을 되돌리거나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며 “금융안정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은행의 대출 상황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8월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보름 새 4조원 넘게 늘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도 6개월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금융기관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8일 주택 공급 추가 대책을 내놓고,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시행되는 만큼 정책 행보에 발을 맞출 필요도 있다.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같은 동결이라도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좀 더 명확하고 구체적인 시그널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금통위원 소수 의견이나 이창용 총재 기자회견 등을 통해 통화 이완에 대한 신호를 주고, 미국 등 상황을 지켜본 뒤 10월 회의에서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은 금통위 회의와 맞물려 미국에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23일) 등이 예정돼 있다. 이번 연설은 9월 중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 파월 의장의 마지막 공식 연설이 될 공산이 크다.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금리 인하 폭과 향후 인하 속도 등을 가늠할 수 있는 힌트가 나올 수 있다. 이는 10월 이후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은이) 12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할 때 인하 소수의견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물가 여건이나 내수 부진 상황 등을 볼 때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다음 스텝(10월 인하)을 위한 통화정책 여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이전(만장일치 동결)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