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즌2’ 시작… ‘먹사니즘’으로 ‘대권’ 노린다

입력 2024-08-19 00:0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정견발표를 마치고 고민정·정청래 최고위원(왼쪽부터)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찬대 원내대표. 최현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 압승을 이끈 뒤 당대표 경선에서도 압도적 득표율로 승리하며 ‘이재명 2기 체제’를 출범시켰다. 당을 완전히 장악한 상태로 연임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제시한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을 앞세워 본격적인 차기 대권 도전 준비에도 나설 전망이다. 여야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민생에 집중하는 유능한 정치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18일 전국당원대회 정견 발표에서 여러 현안과 과제를 나열하면서도 “결국 다 먹고사는 문제”라며 “멈춰서고 있는 성장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표의 ‘실용주의’가 민주당 안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신성불가침한 의제가 아니다”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특히 종부세 완화의 경우 전통적 야당 지지층의 반발을 사는 사안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0.73% 포인트 득표율 격차로 패한 지난 대선을 앞두고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종부세 고지 대상자가 늘어났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중산층 세금 부담 완화 등 실용주의 정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여야 대화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TV토론회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꼽으며 영수회담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친명(친이재명)계 한 중진 의원은 “최근까지도 야당이 쟁점법안을 단독 처리하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정국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 대표 2기에서는 가시적인 입법 성과를 내 국민 지지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여 투쟁은 원내 지도부와 역할을 분담해 ‘투트랙’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제22대 국회 들어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4법’ 등을 당론으로 정해 본회의를 통과시켜 왔지만 이들 법안이 단 한 번도 대통령 거부권을 넘지 못하고 폐기되면서 ‘정치 실종’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는 국회 안에서 여당과 강하게 싸우면서도 이 대표는 민생을 챙기는 ‘조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 2기 체제의 핵심 변수로는 ‘사법리스크’가 꼽힌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백현동·성남FC 등 관련 뇌물·배임 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위증교사 혐의, 쌍방울 대북송금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 4개의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 중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재판은 이르면 오는 10월 1심 선고가 나올 수 있다. 만약 의원직 상실까지 가능한 형량이 내려질 경우 이 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당내 비주류 결집으로 갈등이 표면화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