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과충전이 화재 절대적 원인 아냐”

입력 2024-08-19 01:42
연합뉴스

“배터리 충전량이나 충전 속도 등이 (전기차 화재에) 연관성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배적인 이유는 아니다. 배터리 셀 내부 결함이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전문가인 윤원섭(사진)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가 과충전과 배터리 발화 사고 간 연관성이 적다고 주장했다. 최근 인천 청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와 관련해 과충전과 발화의 연관성을 우려하는 시각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윤 교수는 지난 16일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서 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터리 ‘완충’이 위험하다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론상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양극의 에너지용량 100%는 g당 275mAh 정도인데 우리가 실제 쓰는 건 200~210mAh 정도”라며 “배터리 제조사와 자동차 회사는 각각 안전 마진을 갖고 설계·검증하고, 과충전을 막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즉 충전율과 상관없이 화재는 날 수 있다는 뜻이다.

윤 교수는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셀 내부 결함’ 또는 그 결함을 제어하는 ‘BMS 문제’로 (화재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재는 배터리 자체의 문제가 아닌 배터리 셀을 관리하는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최근 완성차 기업들이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공개하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양극재 화합물 구성과 비율도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 교수는 “소비자도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A라는 자동차 회사가 3~4개의 셀 메이커 제품을 탑재한다면 소비자가 그중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에 대해서는 “에너지 밀도, 파워, 비용, 제품의 수명, 안전 등 성능이 가장 골고루 잘 돼 있는 경우가 국내 배터리 3사”라며 “안전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서 경쟁사들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성균에너지과학기술원 차세대배터리 연구소 소장도 맡고 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