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에 목마른 청년 품으려 전 세계에 지교회 세울 것”

입력 2024-08-19 03:07
황성은 대전 오메가교회 목사가 지난 15일 교회 예배당에 걸린 세계지도 앞에서 세계 선교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 오메가교회(황성은 목사)는 청년들의 역동성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교회다. 교인 600여명 중 400여명이 20~30대 청년으로 이들은 뜨거운 예배, 끊임없는 전도, 깊이 있는 말씀 훈련을 통해 헌신적인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지난 15일 교회에서 만난 황성은(49) 목사는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교회는 많다. 이제 한국에는 생명력 있고 젊은 교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회당 중심의 사도행전 교회처럼 한 곳에 거점을 두고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지교회를 세워나가면서 진리에 목마른 청년들을 품는 교회를 세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황 목사는 목회자였던 부친의 사역을 도우며 소년원 재소자를 돕다가 다음세대에 대한 비전을 품게 됐다. 변화하는 시대와 새로운 세대에 걸맞은 교회는 청년들 곁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생각에 2013년 대전 한남대 근처에 첫 번째 교회를 세웠다. 개척멤버 12명은 새벽예배로 하루를 시작해 매일 세 차례 전도를 나갔다.

“일단 무작정 전도지를 들고 캠퍼스로 나갔죠. 고등학생 때까지 예수님 잘 믿던 청소년 중 70%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었어요. 그런 청년들에 대한 간절한 마음으로 돌아다닌 거죠. 그런데 이렇게 맨땅에 헤딩하는 것 같은 전도에도 결실이 생기더라고요. 전도지를 받아들고 ‘맞아, 나 예수님 믿었었는데. 그때 참 좋았지. 대학 와서 참 힘들었는데 교회 다시 나가봐야지’ 이렇게 생각하는 청년들이 있었던 거예요.”

개척 3개월 만에 교인 수가 두 배 넘게 증가한 후 그해 여름 수련회를 준비하던 때였다. 황 목사 마음에 하나님께서 한국교회 청년 전체를 대상으로 집회를 열라는 음성을 주셨다. 개척교회가 그런 대규모 집회라니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순종했고 결국 청년 350여명이 모인 ‘킹덤 콘퍼런스’를 침례신학대에서 열게 됐다. 황 목사는 “이렇게 예배를 사모하는 청년들이 많으니 아직 한국교회에 희망이 있고 내 목회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후 오메가교회는 유성캠퍼스 전주캠퍼스를 비롯해 필리핀 레바논 인도 등 국내외에 총 8개 지교회를 개척했다. 개척 직후와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전도는 오메가교회의 기본 정신이다. 팀을 짜서 매일 캠퍼스로 청년들을 만나러 나간다. 주요 전도방법은 설문조사인데 가끔은 이단으로 오해받을 때도 있다고 한다.

“교회에 대한 호감도나 현재 고민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요. 그리고 그 상황에 따라 맞춤형 전도를 하는 거예요. 호감도가 높은 대상자는 바로 교회로 초청하고 낮은 대상자는 조금씩 접촉점을 늘려가면서 복음을 전합니다. 미국 남침례교 선교국에서 만든 T4T(Training For Trainer)에서 만든 방법이죠. 많게는 일주일에 새 신자 100명이 교회를 찾아온 적도 있어요.”

이렇게 교회에 온 청년들을 위해서는 교회의 본질인 말씀과 기도로 훈련한다. 가장 큰 특징은 ‘일용할 양식’이라고 불리는 말씀 묵상이다. 청년들이 매일 성경 한 장씩 읽고 묵상하는데 일반 큐티와 다른 점은 황 목사가 직접 말씀에 대해 해석한 가이드를 음성 메시지로 전달한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이를 참고하면서 성경 말씀을 깊이 있게 알게 되고 모두 같은 기도 제목으로 기도하면서 교회의 비전을 함께 알아간다.

이런 훈련 덕에 다음세대 사역자도 계속 탄생하고 있다. 현재 오메가교회에서 사역하는 부교역자는 모두 오메가교회 청년 출신이다. 인턴 3년을 거친 후 정식 사역자가 된다. 황 목사는 “오랜 기간 교회에 있으면서 누구보다 교회 상황을 잘 아는 청년들이다 보니 함께 같은 꿈을 꾸며 행복하게 사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메가교회가 지난 4월 인도 콜카타에서 개최한 킹덤 콘퍼런스 현장.

오메가교회는 이제 헌신하는 청년 자원을 바탕으로 세계 선교의 꿈을 꾸고 있다. 개척 때부터 했던 킹덤 콘퍼런스를 전 세계 청년 대상으로 확장한 것이다. 필리핀 인도 몽골 등에서 콘퍼런스를 열고 현지인 목회자와 선교사를 세우는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또 ‘킹덤바이블칼리지’로 불리는 온라인 수업을 개설해 상담 영성 신학 선교와 관련된 29개 과목을 1년 과정으로 가르친다. 콘퍼런스를 통해 사역자로 자원한 현지 청년들이 바이블칼리지에서 신학을 배우고 현지 교회를 개척하는 역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주일예배에서는 국내외 6개국에 162명을 아웃리치로 파송하면서 선교적교회로의 비전을 새롭게 선포했다.

내년 완공되는 새 예배당 ‘센터처치’를 통해서는 기도의 불이 꺼지지 않는 교회, 성경적 대안학교로 아이들을 키우는 교회,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회로 재도약할 예정이다. 김태현 건축가(tBD)가 설계한 센터처치는 교회 같지 않은 교회의 모습으로 꾸며져 지역 주민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장소로 사용된다.

“밖에서 보면 마치 미술관이나 박물관 같은 모습이지만 그 안에는 뜨겁고 강력한 예배가 있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이 예배당을 통해 우리 교회의 목표인 1000개의 캠퍼스 교회를 세워 청년을 살리고 나아가 세계 복음화를 이루는 소명을 감당하겠습니다.”

대전=글·사진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