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밤… 서울 열대야 118년 만에 최장

입력 2024-08-17 00:14
연일 폭염이 계속된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전날 밤에도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서울 지역은 7월 21일 이후 26일 연속 열대야를 기록했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가장 긴 기록이다. 연합뉴스

서울 지역이 지난달 21일 이후 26일 연속 열대야를 이어가면서 역대 최장 열대야 기록을 갈아치웠다. 1907년 서울에서 근대적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지난 118년 중 가장 긴 기록이다. 기상청이 17일 아침 서울 최저기온을 27도로 예상하면서 서울시민들은 27일 연속 열대야를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전 9시 기준 서울은 26일째 열대야를 기록했다. 열대야는 밤 시간(오후 6시~이튿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뜻한다. 15일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은 26.8도로 열대야 기준을 충족했다. 사상 최악의 더위로 기록된 2018년에도 서울에서는 7월 21일부터 8월 15일까지 열대야가 지속됐다.

앞으로도 한밤중 무더운 날씨가 지속돼 서울의 열대야 일수는 ‘26일’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서울 최저기온은 오는 21일까지 26도, 처서인 22일부터 26일까지 25도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최소 10일간 열대야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실제 수치상으로도 가장 긴 열대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위가 한풀 꺾이고 서늘해진다’는 처서를 지나 월말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되는 것이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도 열대야 기록 경신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밤 사이 부산의 최저 온도는 26.3도를 기록해 지난달 25일부터 이어져 온 열대야 일수가 22일로 늘어났다. 부산의 이전 최장 열대야 기록은 1994년과 2018년의 21일 연속이었다. 부산 역시 앞으로 한동안 열대야 기록 경신이 이어질 전망이다. 인천과 제주도도 밤 사이 열대야를 겪어 열대야 연속 일수를 각각 24일과 32일로 늘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쪽에서 고온의 수증기가 계속 유입되거나, 열 유지와 관련된 보조 지표들이 변동이 없을 때 열대야가 나타난다”며 “현재로서는 이 상황들이 중기예보 상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열대야 추세가 계속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