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검색 시장에서 토종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의 점유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 점유율은 상승세다. 네이버와 다음은 떨어지는 점유율을 붙잡기 위해 검색 서비스에 혁신을 더하고 있지만 젊은 층의 글로벌 빅테크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다.
15일 웹로그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웹 검색 시장의 점유율은 네이버가 54.26%로 1위였다. 이어 구글(37.2%), 빙(3.6%), 다음(3.33%) 순이다. 네이버의 지난달 평균 점유율은 55.58%로 1년 전보다 0.51% 포인트 줄었다. 1위 자리는 고수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제자리걸음이다.
반면 빙의 지난달 평균 점유율은 3.55%로 다음을 제치고 처음으로 3위로 올랐다. 빙의 성장은 AI(인공지능) 검색 서비스 덕분으로 분석된다. 빙은 최근 생성형 AI 비서 ‘코파일럿’을 검색에 탑재해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검색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도 전날 차세대 AI 비서인 ‘제미나이 라이브’를 출시하고 ‘헤이 구글’이라는 음성 명령어만으로 정보 검색이 가능한 서비스를 공개했다.
위기감을 느낀 토종 포털은 검색 서비스 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음은 빠르면 연내에 AI를 결합한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 자체 AI와 타사 AI를 활용하는 방안 두 가지를 모두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곧 도입할 AI 검색 서비스로 기존 서비스를 뛰어넘겠다는 목표다.
특히 다음이 공들이고 있는 분야는 콘텐츠 생산 및 유통이다. 질 높은 콘텐츠로 사용자를 유인해 검색 서비스를 포함한 포털 내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려는 목적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다음을 담당하는 사업 부문을 다음 CIC(Company in Company, 사내독립기업)라는 이름으로 출범시켰다. 올해 4월에는 다음 CIC 부문 명을 콘텐츠 CIC로 변경했다. 사용자들에게 콘텐츠에 강한 포털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의지다.
다음의 궁극적인 목표는 포털을 복합 콘텐츠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올해 초부터 모바일 서비스에 숏폼과 롱폼 공간을 별도로 만들어 이용자 취향을 다각도로 공략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부터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인 ‘Cue(큐):’ 베타 버전을 시작했다. 큐는 생성형 AI를 검색에 접목해 복잡한 질의에도 사용자의 의도를 단번에 파악해 답변한다. 사용자는 큐의 단계별 추론 과정을 통해 생성된 답변이 도출되기까지의 논리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기존 생성형 AI 챗봇이 사전에 학습된 데이터만을 토대로 답변하는 것과는 차별화된 지점이다.
한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입지가 위태로운 수준은 아니지만 구글과 빙의 점유율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유의미한 변화”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