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방망이 든 거인, 8전7승… 가을야구 기지개

입력 2024-08-16 03:54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정규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거인 군단의 진격이 시작됐다. 7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롯데 자이언츠가 이달 들어 제대로 상승세를 탔다. 화끈한 방망이의 힘을 앞세워 5강 진입을 향한 승수 쌓기에 돌입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15일 현재 2024 KBO리그 정규리그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은 8월 성적을 내고 있다. 전반기를 8위로 마쳤던 롯데는 8월 치른 8경기에서 7승 1패를 기록하며 7위로 올라섰다. 가을야구 진출 마지노선에 있는 5위 SSG 랜더스와는 3.5경기, 6위 KT 위즈와의 격차는 1.5경기까지 좁혀졌다.

지난달 롯데는 주춤했다. 7월 한 달간 6승 14패에 그쳤다. 마운드의 기복이 심한 가운데 주축 선수들의 타격감마저 떨어지면서 반등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그러나 타선이 기적처럼 살아나면서 가을야구를 향한 대역전극을 꿈꾸기 시작했다. 롯데 타선은 이달 팀 타율 0.334, OPS(출루율+장타율) 0.944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전날 두산 베어스전에선 선발 전원 안타를 때려내며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롯데 타선은 베테랑과 신예들이 동시에 물오른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한동안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주장 전준우가 8월 타율 0.419(31타수 13안타), 손호영이 0.500(34타수 17안타)로 불을 뿜으며 중심을 잡고 있다. 여기에 황성빈(0.423), 고승민(0.371) 등도 이달 빼어난 타율로 팀 승리의 주춧돌을 놓고 있다.

롯데가 시즌 막판까지 오름세를 이어갈 경우 5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요소도 있다. 현재 106경기를 소화한 롯데는 10개 구단 중 잔여 경기가 가장 많다. 115경기를 마친 두산보다 9경기나 덜 치렀다.

그간 롯데는 8월에 유독 좋은 성적을 낸 덕분에 ‘8치올(8월에 치고 올라간다)’이라는 말이 붙기도 했다. 마지막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2017시즌에도 8월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었다. 당시 롯데는 전반기 7위에 그쳤으나, 8월에 19승 8패를 거둬 최종 3위로 정규리그를 마쳤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