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서거 50주기를 맞은 육영수 여사의 묘소를 참배했다. 전날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화해 안부를 묻고, 박 전 대통령의 어머니인 육 여사를 기리는 뜻을 전달했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와의 만찬 회동에 이어 ‘보수층 결집’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광복절인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있는 육 여사 묘소를 참배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앞서 육 여사 묘소를 방문했다. 광복절 경축식과 육 여사 추도식 시간이 겹치면서 육 여사 묘소를 먼저 찾아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육 여사 추도식 당일 묘소를 참배한 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묘소 앞에서 유족인 박지만 EG 회장과 만나 “육 여사님이 돌아가신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추모의 뜻을 전했다. 방명록에는 ‘국민들의 어진 어머니 역할을 해주신 육 여사님을 우리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박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허리 통증과 건강이 어떠시냐”고 안부를 물었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통원치료 중이고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충북 옥천에 있는 육 여사 생가를 방문하느라 현충원 참배를 함께하지 못한다며 윤 대통령에게 미안함을 표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이 전 대통령 부부와 만찬을 한 데 이어 박 전 대통령과도 곧 만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늘 힘이 되어주셔서 감사하다”며 “더위가 가시면 관저에 오셔서 식사하며 국정 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등으로 동요하는 보수층 다잡기 행보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이 같은 일시적 이벤트로는 한계가 있다”며 “더 늦기 전에 보수진영 통합에 전방위적으로 총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