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가 윤동주, 송몽규 지사 등 1940년대에 활동한 독립운동가 등 1000여명의 수형 기록이 담긴 일본 측 문서를 수집해 공개했다. 미서훈 독립운동가 이름도 다수 확인돼,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포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훈부는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 형무소에 수감된 독립운동가 수형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일본 국립공문서관 자료를 수집해 제79주년 광복절인 15일 공개했다. 일본 내무성 소속 경찰이 작성한 이 문서의 이름은 ‘치안보고록’과 ‘치안제외보고록’이다.
두 문서에는 1000여명이 수감된 구치소와 형무소명, 입소일, 형기(통산일수), 형기시작·만료일 등의 정보가 담겨 있다. 보훈부는 이 자료에 대해 “1940년대 독립운동과 관련해 체포돼 수감된 인물을 망라하는 자료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자료에는 익히 알려진 독립운동가들도 있다. 치안보고록에는 재교토 조선인 학생 민족주의 그룹사건 혐의로 검거됐던 윤동주, 송몽규 지사의 기록이 발견됐다. 소화18년(1943년) 12월 6일 교토구치소에 입소해 미결수로 수감된 내용과 이듬해 3월 판결이 확정됐다는 기록이다. 윤동규, 송몽규 지사는 형 확정 후 후쿠오카 형무소로 이감돼 생을 마감했다.
일본 철공소 등에서 일하다 일제의 민족 차별에 맞서 독립운동에 나선 김근도와 김두만의 수감 기록도 담겨 있다.
치안제외보고록에는 일제의 통치체제와 일왕을 비판하다가 불경죄로 체포된 유재우와 ‘미국의 비행기가 홋카이도를 대폭격하고 갔다’ ‘이번에 일본도 끝났다’ 등의 시국담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징역 4개월을 받은 정혁모의 수감 기록도 기재돼 있다.
장신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이 문서는 1940~1945년 일본의 각 구치소와 형무소에 수감된 사상범 명부로 학술 가치가 있는 새로운 자료”라며 “1940년 이후부터 일본 패망 때까지 일본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포상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