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유행과 함께 어린이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대한아동병원협회 집계에서 지난달 넷째 주 387명이던 코로나19 어린이 환자는 지난주 1080명으로 2주 새 2.8배가 됐다. 방학 기간에 나타난 이런 확산세는 이달 하순 학교가 다시 문을 열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더위로 환기가 어려운 실내 공간에 아이들이 한데 모이는 밀집 생활은 바이러스 활동을 촉진하는 환경이 되며, 어린이 감염은 무증상이나 경증인 경우가 많아 더 쉽게 확산할 수 있다. 아이들을 매개로 유행의 규모가 폭증할 경우 지병이 있거나 연로한 고위험군에도 타격이 미칠 수밖에 없다. 각 급 학교의 개학을 이번 유행의 1차 분수령 삼아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대응을 엔데믹 체제로 전환한 지 1년이 넘었다. 위기 단계는 ‘관심’으로 낮아졌고, 격리 지침도 ‘증상 호전 후 24시간까지’로 완화됐다. 일상을 돌려준 조치는 경각심을 한껏 누그러뜨렸다.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며 치명성이 낮아진 터라 많은 이가 감기처럼 대하게 됐지만, 이런 바이러스에도 생명을 잃을 수 있는 고위험군이 우리 주변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코로나 입원환자가 매주 2배씩 증가한 것은 고위험군에 대한 바이러스의 위협이 빠르게 커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지금 방역 당국이 할 일은 유행의 확산을 막아 이들에게 바이러스가 미치는 범위를 최소화하고, 향후 늘어날 중증 환자의 치료 여건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전공의 이탈로 빚어진 의료 공백은 코로나 대응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최근 충북대병원 등 지방 종합병원 여러 곳에서 응급실 운영에 차질이 발생했고, 구급대의 ‘응급실 뺑뺑이’ 건수도 늘어났다. 대형병원마다 전공의 공백을 간신히 메워가며 버티는 터라 코로나 상황이 긴급해질 경우 의료 현장을 감염병 대응 체제로 전환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둬야 한다. 팬데믹 당시 실천했던 ‘아프면 (외부 접촉을 삼가고) 쉬는’ 문화, 의료 공백에 정착하는 듯했으나 어느새 희미해진 ‘경증 환자의 응급실 이용 자제’ 문화도 다시 강조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