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무의촌(無醫村)인 섬을 다니면서 의료 봉사한다.’ 보통 사람은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책을 읽기도 전 왠지 모를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책장을 넘기면서 편견이 사라졌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과 여행 중 어두운 길을 걸으며 나눈 대화에선 왠지 모를 친근함이, 의료봉사하다 만난 한 섬 주민의 냉랭한 반응에 불쾌함을 느끼며 이내 후회하는 장면에선 동질감이 생겼다. 의대생 시절 급성 출혈로 죽을 고비를 넘긴 경험이 있는 저자는 여객선 운항이 거의 없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섬에 들어가 지금껏 펼쳐온 이웃 사랑을 책에 담았다. 그곳에서 만난 이들과 광경을 직접 그린 삽화는 생동감을 더해준다. 지속적 선교를 위한 저자의 고민이 의료 선교를 넘어 한국 교계에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신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