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고 있나요
당신이 있어서 웃을 수 있어요
지옥 같은 밤도
살기 어린 상처의 기억도
어느새 희미해져가고
그 잔인한 밤의 끝에서
사랑의 실타래를 풀어
끝내 다시 희망의 옷을 지어 입혀 주셨듯이
그 어떤 밤도 흐린 별 하나를 이기지 못하고
여명에 칠흑의 밤도 쫓겨 가는 것처럼
증오는 결코 사랑을 이길 수 없어요
다시 당신의 이름을 희망이라 부르며
에덴의 숲을 찾아가겠어요.
소강석 시인·새에덴교회 목사
이제까지 이 난에서 시를 통해 묘사되고 서술된 세 사람의 성경 인물이 전설과도 같은 창세기의 서두라면, 그로부터 인간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의 선두에 이들의 새 가족인 셋이 있다. 시로 창작된 ‘셋’은 바로 그 새로운 역사의 시발점에 서 있는 인물을 그렸다. 성경의 구약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척박한 환경 가운데서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라면, ‘당신’이 있어서 웃을 수 있다는 셋의 고백은 참으로 합당하다. 하나님은 ‘그 잔인한 밤’의 끝에서 ‘사랑의 실타래’를 풀어 ‘희망의 옷’을 지어 입혔다. 시적 화자는 ‘당신의 이름을 희망이라 부르며 에덴의 숲을 찾아가겠다’고 다짐한다. 시인은 이렇게 장구한 성경 인물 행렬의 첫머리를 열었다. 그에 동행하는 길벗으로서 가슴 벅차고 설레는 공감을 공유할 수 있다면 이는 독자의 행복이다.
- 해설 : 김종회 교수(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