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국가안보실장에 내정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 도발에 ‘즉각, 강력히, 끝까지(즉강끝) 응징한다’는 원칙을 밝혀온 대북 강경론자다. 군 출신이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안보실장에 임명된 건 박근혜정부 때인 2014년 김관진 전 실장 이후 10년 만이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세 명의 안보실장은 모두 외교부를 거친 외교안보 전문가였다. 첫 안보실장은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외교안보 정책 설계를 주도한 김성한 전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외교부 2차관을 지냈다. 이어 임명된 조태용 전 실장은 외교부에서 북미국장,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1차관을 거쳐 주미 대사를 역임한 ‘미국통’이다. 신설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내정된 장호진 실장 역시 외교부 출신으로 주러 대사 등을 지낸 베테랑 외교관으로 평가 받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러한 기조를 깨고 군 출신을 안보실장에 기용한 건 남북 관계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선 세 명의 안보실장이 정부 출범 초기 핵심 과제였던 한·미동맹 복원, 한·일 관계 개선에 초점을 맞춘 인선이었다면 이번엔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과 군사적 긴장 고조,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세 불안 등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맞춰 안보 강화에 방점을 뒀다는 분석이 온다. 신 신임 안보실장은 문재인정부 시절 정부의 유화적인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했고, 21대 총선에선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당내 안보 이슈를 주도했다.
2013년 신설된 안보실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겸하며 국가안보에 관한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하는 자리다. 초대 안보실장이었던 김장수 전 주중대사와 이어 임명된 김관진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위원은 군 출신으로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반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숨가쁘게 돌아갔던 문재인정부에선 정의용 전 외교부 장관에 이어 국가정보원에서 30년간 대북 업무를 담당한 서훈 전 국정원장이 안보실장을 맡았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