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염색체 ‘여 복서’ 올림픽 금… 교계 한목소리 비판

입력 2024-08-13 03:01
성별 논란에 휩싸였던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왼쪽 두 번째)가 지난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롱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뒤 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막을 내린 2024 파리올림픽에서 성별 논쟁을 촉발한 복서 이마네 칼리프(25·알제리)와 린위팅(28·대만)이 끝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를 두고 여성 선수의 기회가 박탈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교계와 여성계 등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린위팅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복싱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5대 0으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고, 칼리프도 전날 여자 66㎏급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금메달을 땄다.

앞서 칼리프와 린위팅은 생물학적 남성을 뜻하는 ‘XY염색체’를 지녔다는 이유로 지난해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세계선수권대회 실격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권의 성별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 여부를 정한다’며 이들을 ‘분명한 여성’으로 인정해 여자부 경기 출전을 허용했다. 이들이 결국 우승하면서 전문가들은 “XY염색체를 지닌 사람이 여자가 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성오염(성혁명) 물결이 가져온 부작용이라고 입을 모았다.

민성길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인간 여성의 경우 생식세포분열시 모든 염색체는 같은 염색체쌍끼리 XX 염색체를 이루는 반면 남성의 경우 X와 Y가 서로 접합해 XY 염색체를 이룬다”면서 “성염색체가 XY인 사람은 출생부터 XX인 사람과 골격과 근육이 다르게 발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논란이 됐던 복서는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지니고 있는데 여자라고 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해당 선수가 여성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범람하는 성오염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한익상 한국교회반동성애교단연합 대표회장은 “성전환 수술도 하지 않은 채 법적 성별만 변경해 여성으로 출전하는 것은 창조질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성오염의 물결 때문”이라며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실 때 남성과 여성을 만드셨기에 성별은 절대로 변경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운동경기에서 성별이 논란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서 열린 공립대 여자대학부 배구 경기에는 총 5명의 트랜스젠더 선수가 출전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6월 트랜스젠더 선수 나화린(37)이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 사이클 경기 3종목 여성 부문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냈다.

이를 막기 위해 미국에서는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성부 운동경기 참가 방지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세부 규정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기독교장로회 동성애·동성혼 반대 대책위원장인 김창환 목사는 “공정성이 우선시 돼야 하는 올림픽에서 스포츠맨십이 무너졌다”면서 “여성은 여성끼리, 남성은 남성끼리 경기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유경진 최경식 기자 ykj@kmib.co.kr